SKT '망내할인', 비난 쏟아지는 이유는

입력 2007-09-2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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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생색내기 불과...후발사업자, 경쟁상황 악화 우려

정보통신부와 SK텔레콤이 가입자간 통화료 50%를 할인해주는 ‘망내할인’을 주 내용으로 하는 이동통신 요금 인하 정책을 내놓았지만 주변의 반응은 싸늘하다.

유영환 정보통신부 장관은 19일 SK텔레콤의 ‘망내할인제’ 도입에 대해 “약관 인가 신청 시 요금 할인 등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를 할 것”이라며 “사업자의 자율을 존중하되 요금 인하 효과와 경쟁환경 등을 고려해 인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정통부가 기본료 2500원을 더 내면 가입자간 통화료를 50% 인하하는 SK텔레콤의 ‘망내할인’ 방안을 수용하고 향후 문제의 소지가 생길 경우 대책을 마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후발사업자들은 요금 인하 효과 미비와 이통시장 경쟁상황 악화 등을 내세워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서울YMCA 관계자는 “망내할인으로 인한 요금 인하 효과는 기본료 인상을 제하고 나면 사실상 인하 효과도 크지 않고, 모든 가입자의 기본료를 월 2500원 인상하면 SK텔레콤만 연간 6500억원의 추가수입이 발생하는 반면 망내할인 효과는 사용량 증가로 상쇄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보면 편법 요금 인상에 다르지 않다”며 “OECD 가입국에서 기본료의 비중이 가장 높고 추가 설비투자의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인하의 필요성이 가장 크게 제기돼 온 기본료를 인상하는 SK텔레콤의 요금정책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NGO단체인 '너머서' 관계자는 "정부와 SK텔레콤은 요금 인하 압박에 시달리자 미봉책으로 ‘망내할인’을 택했지만 이는 결코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 아니다“라며 ”요금 인하 압력을 피하기 위해 지난 98년 도입됐다 거둬들인 망내할인을 다시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적은 혜택을 주는 대신 사업자에게 도리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 준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통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정통부가 요금 인하 효과가 미비하고 경쟁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SK텔레콤의 ‘망내할인’에 대해 허용 방침을 드러낸 것은 요금 인하 압박을 해결하는 동시에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밀어주는 ‘짜고 친 고스톱’에 불과하다”며 “정통부가 시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다면 요금 인하에 대한 근본적이고 균형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 KTFㆍLGT, 가입자 대거 이탈 우려 ‘대책 마련 부심’

후발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은 내달 SK텔레콤의 '망내할인' 도입에 따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요금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TF와 LG텔레콤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의 ‘망내할인’으로 자사 가입자들의 대거 이탈도 우려돼 SK텔레콤과 비슷한 수준의 요금 인하를 검토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망내할인'을 통해 기존 가입자 유지는 물론 신규 가입자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지만 KTF와 LG텔레콤의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요금 할인를 결정할 경우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어 불리한 상황이다.

또한 SK텔레콤에 이어 KTF와 LG텔레콤이 요금 인하에 참여할 경우 이통 요금 인하 경쟁이 치열해져 소비자들은 통신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후발사업자들은 SK텔레콤의 지배력이 더욱 강해져 경쟁환경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KTF는 내달 중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해 SK텔레콤의 ‘망내할인’에 대응할 계획이지만 정통부가 SK텔레콤의 손을 들어준 것에 대해 공개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KTF 관계자는 “망내할인제는 지난 98년 사업자간의 경쟁에 의해 도입됐으나 2002년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기업합병시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 돼 이에 따른 독점 폐해 방지 정책의 일환으로 정보통신부가 폐지한 제도”라며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과도한 망내할인은 이통시장의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공정거래법상의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에 따른 불공정 행위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LG텔레콤은 관계자는 “경쟁상황에 대한 본원적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지배적사업자가 망내할인을 다시 시도하는 것은 독점의 폐해를 야기시킬 수 있다”며 “LG텔레콤은 소량사용자, 소외계층을 위한 요금인하 방안 등을 빠른 시일 내에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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