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연공파괴’ 인사혁신… 변화하는 재계 조직문화

입력 2016-06-2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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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조직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호칭과 직급체계 개편을 통해 수직적 업무 환경을 수평적·자율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과거 나이와 근속연수 등 연공서열 중심의 직급체계는 점차 직무·역할 중심으로 효율화·단순화되며 국내 기업문화가 창의와 실용의 옷을 입고 있다.

삼성전자는 27일 ‘경력개발 단계(Career Level)’ 도입을 통한 직급체계 단순화와 수평적 호칭을 골자로 한 ‘인사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인사제도 개편의 목적은 창의적·수평적 조직문화 조성 및 이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제고다.

전사 공통호칭은 ‘님’으로 하되 업무 성격에 따라 부서 내 팀별로 ‘님’, ‘프로’, ‘선후배님’ 및 영어 이름 등 다양한 수평적 호칭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팀장, 그룹장, 파트장, 임원은 직책으로 호칭한다. 직급체계는 업무와 전문성 중심으로 개편된다.

LG전자는 연공서열 기반 ‘직급’ 보다 역할 기반 ‘직책’ 중심의 조직문화로의 탈바꿈을 시도한다. 기존 5단계 직급체계(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는 유지하되 성과에 따라 누구든 파트장이나 팀장, 리더 등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평적 호칭제도를 제일 먼저 도입한 곳은 CJ그룹이다. CJ는 2000년부터 ‘님’호칭을 통해 조직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이어 2002년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이 CEO(대표이사)를 포함해 모든 임직원들의 호칭을 ‘님’으로 정했다. 카카오와 합병한 이후에는 영어 닉네임으로 직급을 부르고 있다.

2006년에는 SK텔레콤이 본부장과 실장 등 직책자를 제외한 전 직원의 호칭을 매니저로 통일했다. 이어 제일기획은 2010년 사장을 포함한 전체 임직원의 호칭을 ‘프로’로 단일화했다.

포스코는 2011년부터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직급과 호칭을 개편했고 이후 지난해 3월부터는 국내외 포스코 임직원에게 ‘P직급(포스코 영문사명 P)’라는 동일한 직급을 적용하고 있다. P직급은 P1(신입)부터 P13(회장)까지 총 13단계다.

SK하이닉스는 2011년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의 5단계 직급체계를 ‘선임(사원·대리급)-책임(과장·차장급)-수석(부장)’ 3단계로 단순화했다. SK하이닉스 또 정기승진을 폐지하고 인사마일리지 제도를 통해 마일리지 점수 누적에 따른 승급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부터 직급체계를 기존 6단계(사원-주임-대리-과장-부장-수석부장)에서 4단계로 간소화했다. 팀장을 제외한 직원의 호칭은 ‘파트너’로 통일했다. 롯데그룹 기존 5단계(사원-주임-대리-과장-부장) 직급체계를 3단계(사원-책임-수석)으로 단순화하고 임원 직급도 2단계 줄였다.

삼성화재는 2012년 금융계열사 최초로 ‘수석-책임-선임’ 직제를 도입했고 삼성생명은 올 3월 5단계 직급(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을 4단계(사원-선임-책임-수석)로 단순화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도 직급 대신 ‘프로’라는 호칭을 쓰고 있다.

반면 직급체계를 기존 체계로 전환한 기업도 있다. KT는 2012년 11월 이석채 전 회장 시절에 매니저 제도를 도입했지만 황창규 회장이 취임 이후인 2014년 6월 직급제를 부활시켰다. 업계에서는 황 회장이 매니저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직급제를 부활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기업 잔재가 뿌리깊게 남아 있는 KT에 수평적 호칭제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또 근속연수에 관계 없이 매니저로 불리다 보니 직급제 승진의 동기부여 역할도 작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화그룹도 수평적 소통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2012년 매니저 제도를 도입했지만 지난해 3월 직급제로 회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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