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 VIVA, 스타트업!

입력 2016-06-0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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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요즘 베스트셀러로 화제다. 맨부커상은 영미권 최고 권위의 문학상이자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손꼽힌다. 한강씨는 아시아인 최초로 이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것 같지만,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2007년 출간된 소설이다. 게다가 작가 한강은 2005년 이상문학상 역사상 처음으로 70년대생이 수상하는 파란을 일으킨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처럼 될성부른 작가의 걸출한 작품이라 하더라도, 번역이 되어야만 해외에 선을 보일 수가 있다. 한국 문학의 번역과 출간이 해외 문학상 수상의 전제 조건이라는 점에서 한강 작가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는 데 힘을 보탠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저작권 에이전트 이구용 대표다. 이 대표는 한강 문학의 개성과 예술적 가치를 확신하고 8년간 그의 작품을 해외에 소개해 왔다. 이 대표의 확신과 끈기가 없었다면 아시아인 최초의 영미권 최고 권위의 문학상 수상은 우리의 일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인문학의 위기’, ‘문학의 소멸’이라는 얘기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가운데, 지속적인 해외진출 시도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이 반가운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 경제의 미래를 짊어진 스타트업 기업들에도 이런 든든한 조력자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될성부른 사업성도 알아봐주고, ‘데스밸리’를 넘어 ‘드림밸리’에 도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지원의 손길이 있다면 이들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한 점에서 지난 3월 개소한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의 출범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 캠퍼스는 정부의 스타트업 기업 성장 의지가 그대로 담긴 지원 공간이다.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는 아이디어에서부터 제품 개발, 창업, 기업 공개, 해외 진출까지 스타트업 성장의 모든 단계를 지원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창업 육성기관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출범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을 노린 체계적인 지원이 눈에 띈다. 글로벌을 지향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특화 지원을 표방하며 해외 인재 채용 및 국내외 인재 간 공동 창업을 유도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기업이 외국인 채용을 손쉽게 하도록 구인구직 포털을 구축하고, 해외 인재를 채용할 경우 발생하는 비자·국제노무 등에 대한 컨설팅도 제공한다.

용산 나진상가 15동에 있는 ‘N15’와 같이 하드웨어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도 주목할 만하다. N15 역시 아이디어 구상에서부터 시제품 제작, 유통 및 마케팅 단계까지 국내 하드웨어 기반 스타트업의 모든 것을 지원하는 창업지원 기업이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드론, 3D프린터, 사물인터넷, 로봇, 웨어러블 등 미래 우리의 먹거리 산업을 이끌어갈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빌더 역할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더 커지는 추세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도 스타트업 기업들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이 캠퍼스에서 ‘스타트업 미래혁신 포럼’을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 미래혁신 포럼’은 우리 산업의 앞날을 밝혀줄 성공을 꿈꾸는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위한 공유 모임이다. 이 포럼의 참석자들은 30~40대의 젊은 스타트업 기업가 25명으로 참가기업의 사업 분야는 사물인터넷, 바이오·의료·헬스케어, 문화콘텐츠 등 다양하다.

최근 마루180에서 열린 2차 포럼에서는 ‘생존’을 키워드로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들려주는 ‘스타트업의 생존 전략 포인트’는 창업을 막 시작한 젊은 CEO들의 활발한 질의응답을 이끌어냈다. 포럼 후에는 CEO들과 벤처캐피털리스트들과의 네트워킹 시간도 제공해, 스타트업 기업들이 투자받을 수 있는 기회도 넓혔다.

벤처 스타트업 기업들이 더 이상 척박한 ‘맨바닥’에서 악전고투하지 않도록, 각종 지원체계를 갖춰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여건도 실리콘밸리를 마냥 부러워만 할 단계는 벗어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맨부커상’, ‘노벨상’ 수상에 비견되는 국제적인 결과물이 곧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벤처 거인들로 거듭나는 모습을 이른 시간 안에 보게 되는 것도 더 이상은 꿈이 아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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