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부터 증권사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든 종합자산관리계좌(CMA ; Cash Management Account)가 은행 보통예금에 비해 고금리를 배경으로 관심이 증폭되면서 2년 6개월새 1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CMA 잔고는 19조4000억원으로 전년말 8조7000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지난 2005년 말(1조5000억원)에 비해서는 무려 12.9배나 증가했다.
계좌수에 있어서도 2005년 말에는 49만계좌에 불과했으나, 2006년 말 145만계좌, 올 6월 말에는 293만계좌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RP형 CMA(06년말 5조1000억원→2007년 6월말 13조3000억원)를 중심으로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6월말 현재 CMA 유형별 잔고를 보면 RP형이 13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MMF형 1조3000억원, 종금형 4조원, 기타 9000억원이다.
가입자별로는 개인이 18조4000억원으로 전체 CMA 잔고의 94.8%를 차지하고 있으며, 법인은 1조원으로 개인자금이 월등히 많은 상황이다.
이처럼 증권사 CMA가 증가한 원인은 은행권의 결제성 예금(연 0.1~0.5%)에 비해 높은 수익성(연 3.5~4.5%), 자금이체 등 결제서비스와 증권투자 등 자산운용서비스 등이 동시에 제공되는 이용편의성을 갖고 있다는 상품 특성과 증권사의 적극적 마케팅 노력 등에 힘입은 영향이다.
또한 최근 단기성 수신자금의 증대 추세 하에 단기성 유휴자금의 새로운 운용수단으로 부상했다는 것도 원인이다.
금감위는 지난해 7월 법인에 대해, 올 3월 MMF 미래가격제 시행으로 MMF 자금 중 일부가 CMA로 이동했으며, 은행권 수신자금 중 일부도 CMA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주식시장 활황으로 증시주변자금(고객예탁금, 주식형펀드 등)이 증가함에 따라 증권사 CMA 역시 동반해 증가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CMA는 주식시장의 수요기반 확충 효과가 있으며, 특히 RP형 CMA의 증가로 RP거래 활성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며 “다만 전체 채권발행 잔액 대비 RP형 CMA 규모를 고려할 때, 채권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증권산업적인 측면에서는 높은 마진(4%대)의 고객예탁금이 CMA로 대거 이동할 경우 단기 수익성에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나, 고객기반 확대로 중장기 수익성에는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그러나 RP거래 증대에 대응하기 위한 채권의 고유자산 편입 증가로 인해 영업용순자본비율이 낮아질 우려가 있으며, 장기채권 편입으로 만기구조 불일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높은 수익성과 이용편의성을 동시에 향유할 수 있어 유리한 단기자금 운용수단을 제공하고 있으나 종금형 CMA를 제외하고는 예금자 보호대상이 아니어서 투자자의 예기치 못한 손실발생이 나타날 수도 있다.
금융당국 및 증권업계는 증권사의 소액결제망 직접 가입 시 제공서비스 범위 확대, 영업력 확대 노력 등으로 CMA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은 CMA의 단기간 급속한 증가에 대응해 증권사 과당경쟁에 따른 건전성 악화 방지 및 투자자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월 RP형 CMA 편입채권의 한정(A등급 이상 등), 적정 담보유지비율 (105%)설정 등 RP제도를 개선했으며, CMA에 대한 올바른 투자정보를 고객에 알릴 수 있도록 ▲예금자보호대상 아님 ▲이익 또는 손실은 투자자에 귀속됨 등의 경고문구의 삽입을 권고하는 등 광고관련 규제도 강화한 바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이와 함께 투자자보호 강화 및 증권사 건전성 유지를 위해 ‘증권사 CMA 영업 및 리스크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ㆍ시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