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통서비스 2ㆍ3세대 공존 “소비자만 갈팡질팡”

입력 2007-07-11 12:46 수정 2007-07-1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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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통화와 자동로밍으로 대변되는 3세대 이동통신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서비스의 등장으로 2세대와 3세대의 이동통신 서비스가 공존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본격 전국서비스가 시작된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HSDPA는 2세대에 비해 저하된 통화품질 문제로 소비자들의 언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2세대 서비스는 10년이 넘으면서 음영지역이 거의 사라져 성숙한 서비스로 자리잡았지만 이제 시작한 3세대 서비스는 최첨단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로부터 미숙아로 대접받고 있는 실정이다.

HSDPA 서비스는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로 서로 얼굴을 보면서 통화가 가능한 영상통화 시대를 열었지만 기지국, 중계기 설치가 완벽하지 않아 지하에서, 엘리베이터에서 안 터지기 일쑤다.

기술은 발달했지만 이동통신사들이 서둘러 3세대 서비스를 런칭하는 바람에 소비자들은 최첨단 휴대폰과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기존 2세대보다 못한 서비스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장 먼저 HSDPA 서비스를 시작한 KTF는 2세대에서 1.8G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고 있어 2.1GHZ 주파수를 사용하는 HSDPA 서비스를 조기에 안정화 시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지난 1년여 동안 전국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전국 각지에 구석구석 기지국을 설치했고, 주요 도시에는 2세대와 맞먹는 중계기 설치도 마무리하고 있는 중이다.

반면, 2세대에서 800MHZ의 고급 주파수를 사용했던 SK텔레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세대의 800MHZ와 달리 3세대에서는 고대역인 2.1GHZ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지국 설치가 용이하지 못하다. 800MHZ 기지국의 경우 기지국을 띄엄띄엄 설치해도 음영지역을 커버할 수 있었지만 고대역 주파수를 사용할 경우 기지국을 촘촘히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세대에서 우수 주파수로 쌓아올린 SK텔레콤의 명성은 더 이상 3세대에서는 통하지 않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KTF가 3세대 서비스에 ‘올인’ 전략을 펼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3세대 서비스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과 투자에 나서고 있지 않고 있어 SK텔레콤의 HSDPA 고객들의 불만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SK텔레콤은 KTF가 HSDPA의 전국 서비스 런칭을 서두르자 자사의 런칭 스케쥴을 3개월 앞당기기도 했지만 정작 서비스를 런칭한 이후에는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지 않다.

3세대 가입자들은 기존 2세대 식별번호를 버리고 '010'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SK텔레콤이 3세대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결국 사업자가 3세대 서비스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고 있어 가입자들의 불만만 쌓이고 있다. 결국 2세대에서의 SK텔레콤의 아성이 3세대에서는 안일한 전략으로 인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이동통신 선도기업으로써의 이미지에도 흠집을 내고 있다.

3세대 서비스를 이용해본 소비자들은 다시 발길을 2세대로 돌리고 있다. 이동통신의 기본적인 서비스인 음성통화의 품질이 2세대보다 3세대에서 오히려 저하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3세대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베타테스터(자사의 제품을 판매하기 전에 제품에 결함이 있는지의 여부를 검사하는 사람)’라고 칭하기도 한다.

3세대 서비스의 문제는 킬러 어플리케이션 즉, 핵심 서비스의 부재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초기 서비스의 문제를 감안하고라도 서비스를 이용할 만한 핵심 서비스가 없어 소비자들은 다시 안정적인 2세대 서비스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동통신사들이 가입자 확보를 위해 한 업체는 서둘러 3세대 전국서비스를 시작해 가입자 확보에 나서고 있고 한 업체는 눈치를 보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차세대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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