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글로벌은행 컨소시엄서 11조원 대출…25년 만에 은행빚

입력 2016-04-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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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글로벌 은행 컨소시엄으로부터 100억 달러(약 11조3000억원) 대출을 받는다고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저유가 타격으로 인한 재정난으로 1991년 걸프전 당시 10억 달러 대출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은행에 빚을 지기로 한 것이다.

FT에 따르면 사우디는 앞서 60억~80억 달러의 대출을 받으려고 했으나 대출에 관심을 보이는 은행들이 늘어나면서 대출액 규모가 100억 달러로 늘어나게 됐다. 사우디 대출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곳은 아시아 은행들이었다. 특히 저유가로 인한 재정난으로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잇달아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지만 사우디에 대한 은행들의 관심은 뜨겁다고 FT는 전했다. 이번 대출은 5년 만기 대출로 일본 미쓰비시도쿄UFJ를 비롯해 홍콩 HSBC, JP모건 등이 각각 13억 달러씩 대출자금을 내줬다. 대출 이자는 미국 리보에 120bp(1bp=0.01%포인트)를 얹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우디가 해외 대출에 손을 대는 것은 1991년 이후 처음이다.

FT는 최근 이란의 불참을 이유로 산유국 생산량 동결 합의를 무산시킨 사우디가 해외자본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저유가 타격이 갈수록 커지자 해외자본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사우디의 외환보유고는 2014년말 이후 1500억 달러가 증발했으며 올해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어웬 캐머런 선임 투자전략가는 “사우디가 채권국에서 채무국으로 바뀌는 길이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이는 채권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의 순간”이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이번 대출에 이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사우디는 이번에 많은 돈을 빌려주기로 한 은행들에 채권 발행 주관 등의 혜택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은행업계에서는 이번 대출을 계기로 사우디 정부 관련 공공 기관들도 자금조달을 위해 대출과 채권 발행 등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아부다비와 카타르, 오만 등 저유가 타격을 받은 다른 걸프 산유국도 해외 자본 시장에 문을 두드릴 여지가 커졌다고 F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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