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에 한숨 쉬는 일본은행, 최후의 카드는 헬리콥터 머니?

입력 2016-04-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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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원 완화·마이너스 금리도 무색

일본은행이 계속되는 엔고를 저지하기 위해 오는 27~28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고조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7일 뉴욕외환시장에서 한때 1년 5개월 만에 107엔대까지 떨어지며 엔고가 진행됐다. 이후 108엔대로 올랐지만 12일 도쿄외환시장에서는 다시 107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 시점과 그 수단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장기 국채 및 위험 자산 매입 확대, 마이너스 금리 폭 확대 외에 시장에 직접 돈을 살포하는 헬리콥터 머니를 발동하는 대담한 정책 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12일 전했다.

크레디아그리콜증권의 오가타 가즈히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1일자 보고서에서 일본 증시의 닛케이225지수가 지난 주 심리적 지지선인 1만6000엔이 무너지면서 지금까지 6개월 주기로 해 온 추가 완화 예상 시기를 4개월로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추가 완화 수단으로는,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주식 등 위험 금융 자산 매입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지적했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로쿠샤 하루미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도 8일자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최후의 수단으로 상정했던 4월 완화를 메인 시나리오로 변경했다고 했다. 추가 완화 수단으로는 양, 질, 금리 등 3차원 완화 중 지수연동형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확대 등 증시 부양책에 가까운 ‘질’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했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시장에서 평가가 좋지 않아 상황을 전환시켜야 한다는 이유에서 배제했다.

현재 시장에선 장기 국채 매입 확대가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 도입 직후인 2월 3일 강연에서 “양·질·마이너스 금리 등 세 가지 방법이 모두 완화적인 수단”이라며 장기 국채 매입 확대 여지가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전 일본은행 부총재였던 이와타 가즈마사 일본경제연구센터 이사장은 4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장기 국채 매입은 2017년 중반께 한계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3월에 일본은행 심의위원 자리에서 물러난 시라이 사유리 게이오대 특별 초빙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지난 8일 퇴임 후 첫 인터뷰에서 “일본은행이 금리 하한을 정하지 않고 어떤 수준에서든 매입할 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기간은 가능할 지 모른다”면서 구로다 총재의 남은 임기인 2년 동안 이를 지속하기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매입 확대는 매우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폭 확대도 강행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SMBC닛코증권의 마키노 준이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일자 보고서에서 “일본은행 정책에는 한계론도 들린다. 하지만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폭을 0.1%포인트 인하하고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10조엔 늘리는 등 3차원 완화를 단행하면 달러·엔 환율은 5엔 정도 엔화 약세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마이너스 금리가 외환시장에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3차원 완화보다 더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테일러는 7일자 보고서에서 “올해 마이너스 금리 폭을 0.5%로 확대하고, 금융 자산 매입을 80조 엔에서 100조 엔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예를 들어 헬리콥터 머니 등 더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의 금융 완화 수단으로 헬리콥터 머니가 거론되는 배경에는 유럽의 영향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3월 10일 마이너스 금리를 0.4%로 인하하는 등 등 추가 완화를 단행했는데, 마리오 드라기 총재 기자회견에서 헬리콥터 머니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기 때문이다.

미즈호은행의 가라카마 다이스케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3월 11일자 보고서에서 “드라기 총재는 그런 수단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의외로 긍정적으로 답변했다”며 “전체 부정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외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ECB의 결정이나 1월 말 일본은행의 결정으로 미루어 금융 정책으로 통화 약세를 유도해 경기를 부양하는 경로에 한계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분명하다”면서 “헬리콥터 머니가 어떤 형태로 실현될 지 예의주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헬리콥터 머니(Helicopter Money)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듯 통화 공급을 늘리는 행태를 빗댄 말이다. 양적완화정책을 통해 공급되는 돈이 대표적인 헬리콥터 머니에 해당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1969년 저서에서 언급하면서 통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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