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구매금액 따라 별 드려요”…스타벅스 ‘별갑질’에 ‘별거지’ 뿔났다

입력 2016-02-2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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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단골고객 우대 차원에서 실시하는 포인트(별) 적립 기준을 횟수에서 금액으로 변경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은 4월부터 적용되는데요. 스타벅스 코리아는 미국 반응을 살핀 뒤 도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출처=미국 스타벅스 홈페이지)
▲미국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단골고객 우대 차원에서 실시하는 포인트(별) 적립 기준을 횟수에서 금액으로 변경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은 4월부터 적용되는데요. 스타벅스 코리아는 미국 반응을 살핀 뒤 도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출처=미국 스타벅스 홈페이지)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서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안내 메일입니다. 단골 우대차원에서 실시하는 포인트(별) 적립제도 방식을 바꾸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4월부터 시행한다고 합니다.

자세히 살펴볼까요? 현재 스타벅스는 고객들에게 ‘음료 1잔=별 1개’를 적립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4월부터는 ‘1달러(약 1230원)=별2’가 쌓입니다. 적립기준이 횟수에서 금액으로 변경된 겁니다.

우리나라에 도입되면 얼마나 될까요? 스타벅스코리아는 미국 반응을 살핀 뒤 도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하니, 우선 본사 발표내용으로 따져보겠습니다.

1, 오늘의 커피(숏)= 3300원
2, 최근 원ㆍ달러 환율= 1230원
3, 커피 1잔= 2.60달러= 별 4개

스타벅스에서 가장 저렴한 ‘오늘의 커피’ 숏 사이즈를 마셔도 별이 4개나 쌓입니다. 인심이 후해졌네요. 짠 것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스타벅스인데 말이죠. 이유가 뭘까요? 흔히 말하는 ‘별거지’ 때문입니다.

그동안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더 많은 별을 모으기 위해 시간차를 두고 주문했습니다. 스타벅스에 4명이 방문해 4잔을 한꺼번에 시키면 별이 1개밖에 안 쌓이지만, 1잔씩 4번을 나눠 주문하면 별이 4개나 쌓이니까요.

이들은 알뜰한 소비자라고 자찬했지만, 주문시간이 오래 걸리는 탓에 다른 고객들은 그들을 진상이라고 손가락질했습니다. 과거 스타벅스 일부 매장 직원들조차 별거지라고 폄하해 논란이 되기도 했죠.

그런데 인심 후해진 스타벅스의 새로운 별 적립 기준을 보고 고객들이 발끈하고 있습니다. 별 ‘쌓기’는 쉬워졌는데, 이를 ‘쓰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스타벅스 일부 매장 직원들이 고객들을 '별거지'로 폄하한 내용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일부 고객들은 불매운동을 벌였습니다.(출처=다음 아고라)
▲지난해 스타벅스 일부 매장 직원들이 고객들을 '별거지'로 폄하한 내용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일부 고객들은 불매운동을 벌였습니다.(출처=다음 아고라)

안내문을 다시 볼까요? 현재 스타벅스 골드레벨이 되려면 30개의 별이 필요합니다. 이 등급이 되면 △엑스트라(Extra) 1개 무료 △분실 시 잔액 보호 △자동 소득 공제 △비아(VIA) 구매 시 오늘의 커피 혹은 아이스커피 제공 등의 혜택이 주어지죠. 만약 무료 음료 쿠폰을 받으려면 여기서 12개의 별을 더 적립해야 합니다. 최소 42잔의 음료를 마셔야 한다는 얘기죠.

현재는 오늘의 커피(3300원)×42잔= 13만8600원을 쓰면 쿠폰 1장을 주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 기준이 더 깐깐해집니다. 4월부터는 골드회원이 되려면 별 300개를 쌓아야 합니다. ‘별 2개:1달러=별 300개:x’가 되는 거죠. 150달러(약 18만4500원)를 써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서 무료 음료 쿠폰을 받으려면 별 125개를 더 적립해야 합니다. 62달러(약 7만6200원)가 더 필요합니다. 스타벅스에서 무료쿠폰 하나를 받으려면 212달러(약 26만원) 어치의 음료를 마셔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변경된 기준을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26만원÷3300원= 79잔’이란 계산이 나옵니다.

일주일에 닷새 일하는 직장인이 점심 후 한 잔씩 커피를 마신다면 4개월이 지나서야 무료음료 쿠폰 하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린티프라프치노 벤티 사이즈(7300원)에 샷(600원)ㆍ자바칩(600원)ㆍ초코 드리즐(600원)을 추가해 ‘슈렉 프라프치노(9100원)’를 매일 마셔도 한 달이 넘게 걸립니다.

스타벅스의 리워드 기준 변경은 ‘쓰는 만큼, 서비스를 해주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이처럼 리워드 기준을 ‘횟수→금액’으로 변경하는 건 스타벅스뿐만이 아니죠. 지난해 델타와 AA항공 역시 마일리지 적립 기준을 거리가 아닌 금액으로 변경했습니다. ‘땡처리’ 손님과 정상가격 고객들의 마일리지가 똑같이 쌓이는 건 불합리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출처=스타벅스 인스타그램)
(출처=스타벅스 인스타그램)

‘쓴 만큼 받는다’는 점에서 스타벅스의 리워드 기준 변경은 공평해 보입니다. 하지만 인심 후하게 별을 주는 대신, 혜택 문턱을 높인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경제학 관점에서 보자면 ‘인플레이션’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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