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CMS, ‘外剛內柔’(?)

입력 2007-05-2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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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고객은 증가하는데 제대로 이용하는 곳은 10% 미만

국내은행들이 우량 중소기업 확보를 위해 활발하게 영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종합자금관리서비스(CMS) 실적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적으로 가입한 기업고객이 은행별로 1만여개가 넘어가고 있지만 대부분 단순가입 기업만 늘고 실제 종합자금관리 서비스를 받는 기업이 없어 아직까지 홍보성 서비스에 불과한 상태다.

특히 중소기업에 특화돼 있는 기업은행의 경우 총 가입자 수에서도 일부 은행에 밀리는 등 중소기업 특화 은행이라는 특징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27일 은행계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이 글로벌 CMS 체제를 구축하는 등 이를 통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입 기업이 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한 상황이다.

CMS는 기업과 은행 시스템을 연결해 집금, 이체, 조회 등 사이버 상에서 금융거래를 처리해 주는 서비스다. 쉽게 말해 은행이 가상계좌를 통해, 기업의 자금을 대신 관리해 주는 것.

은행들은 수년 전부터 기업 고객 확보를 위해 CMS 영업에 주력했고, 자사 금융시스템과 연계해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현재 은행권 CMS에 가입한 기업은 줄잡아 4만여 곳. 외형적으로만 보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이를 반영하듯 CMS는 은행권 서비스 중 가장 기대 받는 효자 상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가장 많은 기업회원은 확보한 곳은 우리은행으로 최근 서비스를 대폭 확대한 'WIN CMS' 통해 2만8000여곳이 가입했다.

국민은행도 사이버 지점(사이버브랜치, 사이버CFO)을 통해 1만4천여 곳의 업체를 유치하고 있다.

중견기업 이상의 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브랜치에서 800여 곳, 중소기업 대상의 사이버 CFO를 통해 6000여 곳의 업체를 확보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매출액 상위기업 위주의 e브랜츠 1000여 곳, 20억원 이상 중소기업용인 캐시원에 1만400여개 기업이 가입해 있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은행 CMS에 가입한 상황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외형이 무색하다. 가입업체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국민은행은 CMS를 이용하는 고객의 비중이 75% 정도에 달하고 있다고 말하며, 기업은행도 70% 정도가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유료고객기준으로 가입한 은행의 계좌뿐 아니라 여타은행의 계좌를 관리해 주는 통합자금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으로 실질 이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는 고객은 10%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CMS에는 500여개의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데 이 중 기업에 맞는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는 맞춤형서비스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를 제대로 이용하는 고객은 10%도 채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국민은행에 비해 다소 늦게 출발한 기업은행의 경우는 가입고객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 타 은행보다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의 이용 의사와 상관없이 가입하는 기업들도 다소 있는 상황이다.

한 중소기업의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담당부서와 우리가 직접 만나는 지점 관계자가 함께 와서 가입을 요청했다”며 “CMS가 좋은 서비스라는 것은 알겠지만 아직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지만 가입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가입 후 실질적인 이용이 잘 되고 있는 지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의 경우에는 어느 기업이 어느 정도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지에 대한 수치를 전혀 뽑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에도 매출액 상위기업을 위한 e브랜츠에 대해서는 꾸준하게 사용 설명 등의 시간을 갖고 있지만 20억원 미만 중소기업을 위한 캐시원에 대해서는 처음에만 이용과 관련된 서비스가 있을 뿐 이후에는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서비스 초기이기 때문에 이용도보다는 가입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향후에는 다양한 서비스가 추가로 연계될 것이고, 기업도 편리성을 알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이용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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