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 시기에 맞춰 정계에서 이동전화 요금 인하를 본격 요구하고 나섰고 여기에 시민단체도 가세해 이동통신 사업자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정권이 바뀌는 시기에 매번 이동전화 기본료나 통화요금이 인하됐었다는 점에서 올해도 대선을 앞두고 이동전화 요금 인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SK텔레콤, KTF, LG텔레콤은 정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동전화 요금 인하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어 요금 인하가 실제로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이통사, 신규 설비투자 핑계 "인하 여력 없다"
이통사들은 모두 요금 인하 여력이 없는 이유에 대해 막대한 설비투자 부담을 들고 있다.
실제로 올 1분기 이통 3사의 설비투자비는 7000억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것도 치열한 가입자 확보 경쟁에 쏟아 부은 마케팅비용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보다는 경쟁사의 가입자 뺏기에 급급했다는 뜻이다.
게다가 SK텔레콤과 KTF는 3.5세대 영상통화 서비스인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출하며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이통시장이 불법보조금을 써가면서 공짜폰을 만들어내는 등 과열양상을 보여 정보통신부 통신위원회가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YMCA 시민중계실 한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설비투자를 늘려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경쟁사의 가입자 뺏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SK텔레콤의 경우 원가보상율이 120%가 넘어 20% 이상의 초과 이익을 거둬 요금 인하 여력이 충분하면서도 이를 불법보조금 등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 부어 결국 소비자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 정계ㆍ시민단체, SMSㆍ가입비ㆍ기본료ㆍCID “거품 많다”
정계와 시민단체는 이동전화 요금에 대해 SMS(단문메세지서비스), 가입비, 기본료, CID(발신자번호표시) 요금 등에 대해 인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우리당은 ‘통신비 절감 대책 기획단’을 만들어 이동전화 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고, 시민단체인 YMCA는 소비자 운동을 전개하면서 이통사를 압박하고 있다.
서울YMCA는 ▲원가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SMS 요금, ▲부당한 이동통신 가입비, ▲전면 무료화 되지 않은 CID 요금, ▲전체 요금의 절반에 달하는 기본료 등을 ‘이동통신 4대 괴물’로 규정하고, 첫 번재 슬로건을 “문자서비스 10원으로 낮출 수 있다”로 정해 소비자행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서울YMCA는 지난 15일 이동전화 요금 인하 운동 홈페이지(m4m.ymca.or.kr)도 개설해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홈페이지 개설 6일 만에 700명이 서명운동에 참여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요금 인하 요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서울YMCA 관계자는 "이동통신 요금 중 부당하거나 부적절한 요금체계가 상당함에도 업체들은 신규투자를 명분으로 기존 가입자에게 사용료 이상의 지나친 요금을 계속 감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동전화 요금 중 4조원의 요금을 절감해 4000만 가입자 1인당 연간 10만원의 비용부담을 덜어내고 시장의 부당관행과 잘못된 정책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요금 인하 1인 시위, SKT 본사 시작으로 릴레이 진행
서울YMCA는 한해 30조원에 달하는 통신비 가운데 3분의 2가 이동전화 요금으로 가구부담의 심각성이 이미 도를 넘었다고 강조하면 소비자 운동을 본격 전개하고 나섰다.
우선 21일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소비자가 부담하는 비용의 부당성을 제기하고 SMS 요금 인하를 촉구하는 소비자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한다.
이날 1인 시위에는 대학생인 최준영(25세)씨가 맡아 괴물 모양을 본 뜬 거대 형상물이 소비자를 잡아먹는 모양의 1인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YMCA는 1인 시위를 하반기까지 월별로 주제와 목표를 달리해 각 이동통신사와 정보통신부 앞에서 릴레이로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