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증권사, 허리띠 풀린 배당금 '자승자박' 경고

입력 2007-05-2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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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등 자기자본 확충 '뒷전'...주주달래기용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국내 증권사들의 고배당 성향이 '자승자박'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PI(자기자본투자) 등 고위험 고수익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실탄'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일부 증권사는 '주주우선정책'을 앞세워 고배당을 지속하고 있는 탓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998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국내 5대 증권사인 대우, 삼성, 우리투자, 현대, 대신증권이 배당금으로 쏟아부은 금액은 1조4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12월말 현재 대신증권(1조2900억원)의 자기자본보다 많은 수치이며, 동양종금증권(7634억원) 자기자본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5대 증권사는 1998년 이후 매년 1775억원씩을 배당금으로 돌려준 꼴이다.

증권사별 배당금은 대신증권이 5021억원으로 월등히 많았고, 우리투자증권(3882억원)과 삼성증권(2969억원)이 뒤를 이었다.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은 각각 1300억원, 1013억원으로 대신증권의 5분의 1수준에 그쳤다.

한편, 같은 기간 5대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은 2조7800억원에서 8조7500억원으로 32%가량 늘었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의 자기자본이 1조7500억원 늘어나며 꼴찌에서 2위로 수직 상승했다. 우리투자증권 1조5200억원, 현대증권 1조1200억원으로 뒤를 이었으나 대우증권과 대신증권은 각각 9800억원, 6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특히 1998년에는 대우에 이어 자기자본 2위에 올랐던 대신증권은 지난해말 5대증권사 중 '꼴찌'로 추락했다.

대신증권의 경우 취약한 대주주 지분율과 우호적인 외국인 지분 등을 고려할 때 주주달래기용 고배당 정책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9년간 총 순익(8545억원)의 60.4%를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는 5대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배당금을 지급해 주주들에게 많은 이익이 돌아갔을지언정 자기자본 확충면에서는 가장 뒤쳐지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중인 자통법이 시행되면 은행, 증권, 자산운용 등의 경계가 허물어져 무한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평균 1조7500억원이다.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5대 투자은행(IB) 평균 자기자본은 26조원으로 5대 증권사의 15배에 달한다. 외국계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5대증권사의 평균 자기자본은 국민은행의 자기자본(14조5200억원)의 12%에 불과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연구원 A연구위원은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업이 성장해야 할 시기에 너무 많은 배당을 주는 것은 엄밀히 문제가 있다"며 "국내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외에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서 PI(자기자본투자) 등 고위험 고수익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 등 일부 증권사의 경우 배당을 많이 하지 않더라도 주주들이 크게 반발하지 않는다"며 "배당에 쓸 돈을 자통법 시행이후 경쟁력을 갖추는데 투자한다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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