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기자 딱지떼기⑥] 진짜 ‘수습 딱지 떼는’ 3가지 방법

입력 2016-01-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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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9기 수습인 박규준(왼쪽부터), 김하늬, 이광호, 이새하 기자가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노진환 기자 myfixer@)
▲이투데이 9기 수습인 박규준(왼쪽부터), 김하늬, 이광호, 이새하 기자가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노진환 기자 myfixer@)

기자 세계에 발을 디딘 지 50여일이 됐다. 지난해 12월 1일 인턴에서 수습기자로 전환됐으니, 수습기자가 된 지 50일 남짓된 셈이다. 베테랑 선배들에 비하면 아직 '초짜 중의 초짜'다. 그럼에도 감히(?) 도발적인 주제를 정해봤다.

본인도 못 뗀, 수습기자가 전하는 ‘수습 떼는 세 가지 방법’.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시간이지만, 그간 선배들을 보고 배우며 적지 않은 깨달음을 얻었다. 이 글이 기자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이 세 가지 방법은 내가 내게 바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관계의 망을 넓혀라= 경제지 기자들은 주로 업체 사람들을 만난다. 수습들은 발이 넓지 않다보니, 업체 사람 중에서도 홍보팀 관계자를 만난다. 취재과정에서 가장 고민이 됐던 것은 '관계(취재망)'가 기업 홍보팀에만 머무를 경우 결코 좋은 기사가 나올 수 없다는 점이었다.

기업 홍보팀은 기자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방해가 되기도 한다. 그건 기사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 정보 제공형 기사 일 때 그들은 고마운 존재다. 기자가 요구하는 정보를 재빠르게 취합해 보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판 기사의 경우 그들은 때로 방해가 된다. 화려한 언변으로 회사를 대변하는 그 논리를, 기자가 일일이 비판적으로 해독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픈 질문에 대해, 그들은 늘 정교하고도 두터운 방어막을 친다.

이를 테면 최근 만났던 모 대부업체 홍보팀은 그들의 고금리 신용대출을 옹호하느라 바빴다. 모 상호금융기관 홍보팀은 사실과 달리, 자산운용상 투자손실을 시종일관 부인했다.

때문에 경제기자는 홍보팀을 넘어 관계의 망을 넓혀야 한다. 금융당국과 소비자, 다른 업체 관계자, 애널리스트 등으로 말이다. 그래야 크로스체크를 통해 보다 진실에 접근한 기사를 쓸 수 있다.

◇체력은 기사의 질에 대한 문제다= 선배들을 보며 경외감을 느끼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새벽 2~3시까지 함께 술을 먹고, 그 다음날 상쾌하게 출근하는 선배들을 보면 그렇다. 특히 이투데이는 아침 6시 30분까지 출근해야 하는 석간지다. 3~4시간 동안 눈만 붙이다가 출근하는 것이다. 전날 과음을 하고도 하루에 수 건씩 취재기사를 쓴다는 점은 더 놀랍다.

처음에는 체력보다 정신력이 기자에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체력 또한 좋은 기자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임을 요즘 깨닫는다. 체력이 좋아야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어서다. 좋은 기사는 더 많이 공부하고, 취재원을 만나고, 현장을 누비는 과정에서 나온다. 체력이 허약하면 이 모든 것에 허술할 수밖에 없다. 정신력으로 버티는 데엔 한계가 있는 법이다.

과음한 다음날이면 속이 안 좋아 취재에 제대로 몰입하지 못 하는 나를 본다. 그런 면에서 체력은 단순 자기관리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그건 ‘기사의 질’에 대한 문제다.

▲이투데이 1면. 총 24면에 실린 수십 개의 기사는 치열한 발제의 산물이다. 실한 발제가 나오기 위해선 건강한 체력과 더 넓은 취재망이 필수다. (박규준 수습기자 abc84@)
▲이투데이 1면. 총 24면에 실린 수십 개의 기사는 치열한 발제의 산물이다. 실한 발제가 나오기 위해선 건강한 체력과 더 넓은 취재망이 필수다. (박규준 수습기자 abc84@)

◇치열한 발제로 크리에이터가 돼라= "발제는 하루에 한 개만 하는 건가요?“ 인턴시절 한 말이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그만한 우문(愚問)도 없었다. 일일 1발제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요즘 들어 많이 느낀다.

발제는 고통의 산물이다. 내일자 지면에 실릴 아이템의 윤곽을 잡는 일이 ‘발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고, '이거다' 싶은 아이템은 대부분 기사화가 됐다.

그 지점에서 기자는 '크리에이터'가 돼야 한다.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내고, 기존 아이템이라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하는 일을 해야 해서다. 하지만 그 일이 마냥 고통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외려 그건 보람된 일이다. 발제하는 순간만큼은 해당 아이템에 대해 그 누구보다 전문가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보험사의 고금리 약관대출에 대해 발제했을 때 그런 걸 느꼈다. 하루 종일 갖은 공시와 자료를 보고, 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대형 보험사일수록 고금리 대출을 한다는 걸 알게 됐다.

발제를 열심히 하면 할수록, 그만큼 무지의 사각지대도 사라진다. 더 치열하게 발제 할수록 더 전문적이고 새로운 기사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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