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창조경제의 미래 과제

입력 2015-12-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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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창조경제는 ‘대기업과 벤처의 선순환’이라고 한다. 국가와 조직의 경쟁력은 효율과 혁신이라는 두 가지로 단순화할 수 있다. 반복되는 일을 잘하는 것이 효율이고, 새로운 일을 잘하는 것이 혁신이니, 둘 다 잘하면 경쟁력이 강해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벤처의 혁신과 대기업의 효율을 결합하는 것이 창조경제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1차 한강의 기적은 대기업의 효율을 바탕으로 한 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이룩됐다. 한국은 달리고 또 달려 선진국 클럽에 턱걸이한 것이다. 그런데 효율만으로는 일류 국가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 세계 기업가 정신 비교 연구에서 입증됐다. 일류 국가들의 성장 전략은 효율에 혁신을 더한 선도 전략이었던 것이다.

혁신을 통하여 국가를 재도약시키려는 것이 한국이 창조경제를 시작한 이유다. 문화산업 중심의 영국식 창조경제와 달리 한국식 창조경제는 모든 산업을 창조산업화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설정했다. 한국의 창조경제가 미스터리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본질은 벤처로 혁신을 이룩해 기존 대기업의 효율과 결합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에는 자랑스러운 대기업들이 있고, 2000년에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던 벤처가 있지 않은가.

창조경제로 가는 대장정을 시작한 지 3년이다. 이제 그동안의 성과를 짚어 보고, 미래 과제를 재설정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그 과제들은 1)벤처의 혁신 2)대기업과 선순환 3)공정한 혁신 시장 4)사회와 교육의 혁신이라는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창조경제의 첫 번째 과제는 벤처의 부활이었다. 벤처 건전화 정책으로 10년 벤처 빙하기에 들어갔던 벤처를 재도약시키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지난 3년간 벤처 창업은 질적ㆍ양적으로 두 배 이상 발전했다. 창업 의지도 3%에서 6%로 두 배 정도 증가했다. 과도한 자금 지원 등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벤처 빙하기에서 벗어난 것은 확실하다. 액셀러레이터, 창업경진대회와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Tips)’ 등이 큰 역할을 했고, 창업자 연대보증 폐지, 코스닥 분리, 엔젤 활성화, 크라우드 펀딩 등의 창조경제연구회 제안 정책들이 힘을 실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정부 주도의 공급 정책에서 회수 시장 중심의 순환 정책으로의 대전환이다. 그리고 사내 벤처 활성화와 글로벌화에 도전해야 할 때가 됐다. 이를 위한 사내 벤처 세제 감면제도, 사내 벤처 주식옵션, 사내 벤처 인턴제도 등이 제안되고 있다. 글로벌화를 위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구축은 미래의 숙제다.

두 번째 과제는 대기업의 효율과 벤처의 혁신의 결합이다. 효율과 혁신은 상호 배타적이라 동일 시간에 동일 조직에서 공존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필자가 주창하는 창조경제 패러독스다. 시간을 분리하는 인수ㆍ합병(M&A) 등의 개방 혁신(Open Innovation)과 공간을 분리하는 개방 플랫폼(Open Platform)이 벤처의 혁신을 대기업의 효율과 순환시키는 유일한 대안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역할이 현재의 창업 지원에서 개방 협력의 창구로 전환돼야 하는 이유다.

세 번째 과제는 공정한 혁신 시장의 형성이다. 산업경제가 제품 시장을 통하여 발전했듯이 창조경제는 혁신 시장을 통하여 발전할 것이다. 기술과 기업을 거래하는 혁신 시장에 한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기술 거래로 기술 개발이 활성화되고 기업 M&A 거래로 창업이 활성화된다. 상생형 M&A를 통하여 대기업은 혁신을, 벤처는 시장을, 투자가는 회수 시장을 얻는 것이다. 상생형 M&A와 기술 거래 시장은 공정한 시장 형성으로 뒷받침된다. 정부의 공정이 담당해야 할 분야인 것이다. 과거 기술거래소의 발전적 복원이 필요한 이유다.

마지막 과제는 사회혁신과 교육혁신이다. 실패자를 지원하는 사회적 문화가 지속적 혁신을 뒷받침한다. 정답이 아니라 문제를 찾는 기업가적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사전 규제에서 사후 평가로의 제도 전환과 기업가 정신 교육의 정착이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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