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반쪽짜리가 되어 버린 보험 자율화

입력 2015-10-0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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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금융시장부 기자

금융위원회가 보험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험사들의 자율성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금융위의 발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보험상품 사전신고제가 사후신고제로 바뀌는 것이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새로운 상품을 내놓으려면 금감원의 검토를 거쳐 최소 한 달 반은 기다려야 했다.

사전신고제로 인해 보험사들은 독창적인 상품을 출시할 마음이 있어도 금감원의 간섭 때문에 출시하지 못했다. 이는 곧 보험사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고 독창성 없는 천편일률적인 보험 상품만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두번째는 보험료를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올리지 못하게 통제해온 가격규제를 폐지하거나 재정비하기로 한 것이다.

표면적으로 금융위의 발표는 박수를 칠 만한 일이다. 해묵은 잘못된 관습과 규제들을 철폐하고 개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보험상품 가격의 자율화 방안에 너무나도 큰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보험상품 가격을 자율화함에 있어 실손·자동차보험을 제외한 생명·손해·질병·상해 등 8개 표준약관은 2017년까지, 나머지는 2018년까지 원칙적으로 규제를 없애기로 했다.

하지만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자동차보험 가격 자율화를 3년 후부터 하기로 해 반쪽자리 자율화가 되어 버렸다.

자동차보험 가격 자율화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 1994년 4월부터 단계적으로 자동차보험료는 자율화가 됐다. 하지만 명목상 일뿐 실제로는 금융당국의 통제를 받아왔다.

손보사들이 가격을 자율화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낼 때마다 금융당국은 민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가격 규제를 이어왔다.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누적적자는 10조원을 넘어섰다. 자동차보험 역시 금융위의 생각처럼 이른 시일 내에 가격 자율화를 통해 시장에서의 경쟁으로 소비자가 좀 더 좋은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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