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근 일병 사건, 결국 미제로…타살-자살-의문사 '엇갈린 결론'

입력 2015-09-1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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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사진=SBS))
▲(사진=SBS)((사진=SBS))

대표적인 군의문사 사건인 허원근 일병 사건이 결국 미제로 남았다. 대법원은 허원근 일병 사건에 대해 자살인지 타살인지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10일 대법원은 허원근 일병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지난 1984년 4월 2일 강원도 화천군 육군 7사단에서 복무하던 허원근 일병은 3발의 총탄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군은 자살로 발표했지만 2002년 의문사위원회는 타살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후 군은 재조사를 거쳐 자살이라고 발표했지만, 2기 의문사위원회 역시 타살로 결론냈다.

허 일병 유족들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1심 재판부는 타살이라고 결론 내리고 9억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허 일병이 새벽 시간 머리에 총상을 입어 숨졌고, 이후 군 내부에서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오전 11시쯤 시신을 다른 곳으로 옮긴 뒤 가슴에 두 차례 총을 더 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선 1심을 뒤집고 자살로 결론냈다. 2심 재판부는 "허 일병이 M16 소총을 3발 쏴 자살했다"며 손해배상액을 3억원으로 감액했다.

당시 이 사건을 두고 스스로 소총을 3발이나 쏴 자살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사회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날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하면서도 사망원인에 대해선 단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법원은 "허원근 일병의 타살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고, 당시 조사와 부검이 면밀하게 이뤄지지 않아서 사망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망원인을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원심에서 타살에 따른 국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은 "타살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는 정황사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당시 헌병대의 부실한 조사로 사인을 명확하게 결론 내릴 수 없게 되면서 유족들에게 손해가 발생했다"며 원심대로 국가가 3억원을 배상하라고 덧붙였다.

허 일병에 대한 죽음이 자살인지 타살인 지에 대한 의혹은 해소되지 못했지만, 사건 당시 부실수사로 유족들이 고통을 받은 점만 인정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하며 31년을 끌어온 허원근 일병 사건은 결국 미제로 남게 됐다.

허원근 일병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은 "31년간 끌어왔는데 결국 의문사로 남다니 안타깝다", "허원근 일병 사건 결국 미제 사건으로 남았군"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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