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한국 농식품, 중국에 큰 걸음 내딛다

입력 2015-09-0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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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중국 칭다오에 ‘한국 농수산식품 물류센터’를 개장했다. 지난 2011년 현지법인을 설립한 지 4년여 만에 1만3700㎡(약 4100평) 규모의 시설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칭다오 물류센터는 농산물과 식품의 냉장·냉동 저장을 할 수 있는 물류센터다. 칭다오는 원래 중국 산둥반도 남부에 있는 작은 어촌마을이었으나 1897년 독일이 진출하면서 무역항으로 부상했다. 인구가 840만여 명으로 물류 인프라 수요, 통관의 신속성, 지방정부 지원 측면에서 최적의 물류거점으로 평가받는다.

칭다오 물류센터가 개장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다양한 신선 농수산물과 냉장·냉동식품의 중국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신선우유 등 유제품과 아이스크림, 음료류, 냉동식품 등이 칭다오 물류센터를 통해 중국 각지로 공급된다. 앞으로 상온창고 이용까지 확대하고, 운송부터 통관, 보관 등을 일괄 지원하는 원스톱 물류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칭다오 물류센터는 단순히 농식품을 보관하는 물류창고가 아니다. 유통업체, 바이어를 초청해 대형 유통매장 입점 상담회를 개최하고 지자체 홍보관 운영, 통관 및 검역 대행, 마켓 테스트 지원 등 다양한 지자체 연계사업을 시행하는 ‘한국 농식품 마케팅 거점’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다. 그동안 어려웠던 중국 내륙지방까지도 수출할 수 있게 됐다. 농식품은 공산품과 달리 신선도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온도, 습도 등이 조금만 달라져도 부패하거나 상품성이 떨어진다. 통관과 보관, 해외유통으로 이어지는 물류시스템은 농식품 수출에 절대적인 존재다.

칭다오 물류센터는 본격적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에 대(對)중국 수출 거점기지 역할을 할 것이다. 중국은 영토가 우리나라의 96배에 달할 정도로 큰 나라다. 말이 한 나라이지 생산, 소비 등 농식품 구조는 너무나 다양하다. 중국 시장의 막강한 힘은 14억 명에 가까운 거대 인구에 있다. 거대 인구가 만들어 내는 식품 시장 규모도 약 1조 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시장이다. 작년 11월 타결된 한중 FTA는 양국 간 서명을 거쳐 국회에 비준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정부가 최선을 다해 협상을 추진한 결과 전체 농수축산물의 34%에 대해 기존 관세 체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양국 농산물의 현저한 가격 차이로 농업 분야 피해가 불가피한 만큼 피해 대책을 내실 있게 추진하고 수출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중국은 값싼 농산물의 공급지로 여겨졌던 과거의 중국이 아니다. 중국은 우리가 잘 대응하면 농식품의 핵심 수출시장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농식품 수출실적은 2010년 5억5500만 달러에서 2011년 9억15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9억8800만 달러로 연평균 15%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 조제분유 수출은 연평균 75%, 생우유는 연평균 140% 성장하는 등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중산층이 증가하고, 온라인시장이 확대되며 내륙시장이 성장하는 것도 우리에게 유리한 여건이다. 전 세계 중산층 인구 10억 명 중 30%인 3억 명이 중국인이다. 2000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중국 온라인시장은 2008년 1208억 위안 규모에서 지난해에는 1억8500억 위안(약 315조원)으로 성장했다. 내륙시장의 급속한 성장도 주목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2000년부터 동·서 간 격차 완화를 위해 ‘서부 대개발 50년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다국적 기업도 활발하게 이 지역에 진출하고 있다.

중국시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중국시장은 절대 간단하지 않다. 많은 연구와 치밀한 분석, 장단기 전략을 제대로 수립해 대처해야 한다. ‘책상다리와 비행기 빼고 다 먹는다’는 중국이다. 품질 및 안전 관리, 홍보, 마케팅 등에 적극 나서야 하고 직접 진출, 현지 법인과의 협업, 홍콩을 통한 우회수출 등 다양한 전략도 필요하다. 중국 현지에 물류 거점을 구축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장 개방은 위기이자 기회’라는 말은 중국시장을 두고 한 말인지 모른다. 칭다오 물류센터 개장으로 우리 농식품은 중국시장을 향해 큰 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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