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KTF가 차세대 통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KT는 차세대 휴대인터넷인 '와이브로(Wibro)'에 수천억원을 쏟아부으며 최근 'KT WIBRO'라는 브랜드를 확정, 서비스 활성화에 본격 나섰다.
KT는 지난 2003년 정보통신부, 삼성전자와 함께 와이브로 개발에 나서 지난해 6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와이브로 가입자는 서비스 개시 9개월이 지나도록 2000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서비스 지역이 서울 일부지역으로 한정됐고, PCMCIA타입의 단말기도 와이브로 활성화의 발목을 잡아왔다.
게다가 와이브로와 유사한 서비스가 가능한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전국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와이브로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KT는 와이브로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50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2400억원 정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내달부터 와이브로의 커버리지를 서울 전역과 지하철, 수도권 주요 도시, 대학가로 확대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그동안 와이브로가 서비스 지역의 한계로 가입자 확보가 쉽지 않았지만 앞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USB타입의 단말 출시, 다양한 요금제 마련 등으로 와이브로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TF는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인 HSDPA에 '올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차세대 시장 선점을 두고 SK텔레콤과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지만 HSDPA 시장 선점을 통해 차세대 시장 1위 등극을 노리고 있다.
KTF는 지난 1일 HSDPA 전국 서비스를 시작해 5일만에 가입자 1만명을 돌파했다. 3월 전국 서비스 이후 하루 평균 가입자 수가 2000명 수준으로 현재까지 전체 가입자는 8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SK텔레콤은 KTF를 견제하기 위해 HSDPA 전국 서비스 시기를 당초 6월에서 이달 말로 앞당겼지만 전용 단말기 확보가 5월에야 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KTF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KTF의 HSDPA '올인‘ 전략에 대해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HSDPA가 화상통화 등 고속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이점은 있지만 킬러 어플리케이션이 부족한데다 요금 또한 2세대에 비해 비싸고 통화품질도 완벽하게 보장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KTF의 공격적인 전략이 마케팅 비용과 네트워크 비용 부담을 의미하기 때문에 수익성면에서 긍적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2세대에서 CDMA2000으로 넘어가는 시기가 상당히 오래 걸렸다는 점에서 HSDPA로 전환되는 시기를 최장 10년까지 보는 경우도 있다”며 “KTF의 HSDPA 올인 전략은 자칫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HSDPA 단말기 가격이 기존 2세대폰과 차이가 많지만 속도 측면에서도는 초기 서비스에서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HSDPA로 가입자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