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에 마음을 부여한다?’ 애초에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것이 당연히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기계에 마음을 부여하는 데에 성공했다.
페퍼는 센서를 통해 얻은 외부 정보를 즉각 분석, 표정 등에서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 사람의 내분비 물질의 상태를 예측해 상대의 감정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판단한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탑재해 인식의 정확도를 극대화했다.
앞으로 페퍼는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만날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오는 10월 1일부터 페퍼의 렌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달에 5만5000엔. 이미 네슬레 일본과 미즈호은행 등 일부 기업에서 시범적으로 도입됐으나 앞으로 대대적으로 전개하겠다는 것이다.
미즈호은행 관계자는 “인터넷 거래가 확대되는 가운데 변화하는 영업점의 태도에 본보기가 될 것”이라며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에서 페퍼는 기존의 대면 거래와 함께 인공 지능을 융합한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페퍼와 같이 머리 몸통 팔 다리 등 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형태를 지닌 로봇을 휴머노이드라고 한다. 최초의 휴머노이드는 1973년 일본 와세다대학의 가토 이치로 교수팀이 개발한 ‘와봇1’이다. 와봇1은 두 발로 걷거나 미리 입력된 간단한 질문에 답할 수도 있었다.
이후 일본 자동차업체 혼다가 만든 ‘P-2’는 ‘와봇1’보다 훨씬 진화했다. 기존 휴머노이드와 달리 전력시스템과 모터 드라이버, 컴퓨터, 비전 등을 모두 내장했고 인간친화적인 외모까지 지녔다. 계단도 오르내리고 옆걸음, 곡선 보행 등 부드러운 관절운동도 가능했다.
이후 혼다는 시행착오 끝에 2000년 ‘아시모’를 개발했다. 아시모는 P-2, P-3보다 더 진화해, 30여개의 호출 신호를 알아듣고 거기에 반응도 했다. 또한 사람의 얼굴과 음성도 인식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인간과 가장 유사한 구조를 닮은 로봇은 2013년 스위스 국제로봇전에서 공개된 ‘로보이’다. 로보이는 스위스의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 인공지능연구팀이 만들었다. 키 1.2m에 골격과 근육, 힘줄까지 지녔다. 연구팀은 노인 수발 등 인간의 일상 생활을 지원하려면 인간과 유사한 구조의 로봇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로보이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로보이는 인간과 인사는 물론 악수도 나눌 수 있고, 호의를 표할 수도 있다. 3D프린팅 기술이 보급되면 로보이가 대량 생산의 표준이 될 수도 있다고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