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제금값 하락에 1조8000억원 '평가손실'

입력 2015-07-2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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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국제 금값 하락으로 과거 매입했던 금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1조8000억원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26일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금 매입 현황’ 자료를 통해 한은이 지난 2011∼2013년 사들인 금을 현 시세로 평가할 때 매입가 대비 평균 33% 하락했다고 밝혔다.

당시 금 보유량 확충 계획을 세우고 공격적으로 금 매입에 나선 것은 김중수 전 총재였다. 계획에 따라 한은은 2011년 40t, 2012년 30t, 2013년 20t 등 총 90t에 달하는 금을 매입했다. 이에 2010년 8월 14.4t 수준이었던 한은의 금 보유량은 104.4t으로 늘면서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0.03%에서 올해 6월 현재 1.3%(장부가액 기준)로 증가했다.

주변국에 비해 전체 외환보유액 대비 금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금 보유량 확대는 보유자산 다변화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국제금값이 사상 최고대를 기록했던 시점에 금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비싸게 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제금값은 2006년 3월 1트로이온스당 534달러에서 2011년 9월 1900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나 국제금값은 2012년 10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로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24일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1트로이온스당 1085.5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1년 최고점과 대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박 의원 자료에 따르면 한은이 2011∼2013년 사들인 금 90t의 매입가는 약 47억1000만 달러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을 매달 공표하면서 보유 금의 가치를 시세가 아닌 매입 당시의 장부가를 기준으로 기재하고 있다.

현시세(1트로이온스당 1,085.5달러 적용)를 적용한 금 90t의 가치는 약 31억4000만 달러로, 평가손실액은 매입가 대비 15억7000만 달러(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시가를 적용한 금 90t의 평가가치가 장부가 대비 3분의 2로 줄어든 것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락과 더불어 국제금값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평가손실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골드만 삭스가 국제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를 밑돌 것으로 전망하는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당분간 금값이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비판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금 매입은 외환보유액의 통화·상품 다변화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금 가격 변동에 따른 단기적인 손익평가는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김중수 전 한은 총재도 “금을 산 것은 위험할 때를 대처하는 용도이지 평상시 자산증액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박원석 의원은 “한은의 금 투자는 장기보유 성격으로, 당장 손실이 실현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매년 같은 지적이 반복되고 있으므로 중앙은행으로서 당시 투자시기, 과정, 대상 선정 등이 적절했는지 책임 있는 해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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