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하드웨어 스타트업으로 벤처 세계화를

입력 2015-07-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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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한국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수출로 커 온 국가다. 절대 금액으로 세계 순위 5위다. 기존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한국 벤처의 세계화 전략이 아니겠는가. 바로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중국의 최신 하드웨어 창업 현황을 살펴보자. 거대 산업으로 성장 중인 드론의 경우 세계 시장 70%를 점유한 DJI 등 중국에 비해 한국은 몇 개 기업이 생존 경쟁 중이다.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의 웨어러블 업계의 활약에 한국은 ‘대륙의 실수’라는 감탄만 거듭하고 있다. 3D프린터 산업에도 1000개가 넘는 중국 기업들이 약진하고 있으나, 한국은 소수 기업들이 틈새를 찾는 중이다.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도 중국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나 한국의 중소기업에는 경쟁력이 있다고 인정할 업체가 드물다. 대기업의 진입이 어려운 중소기업 중심의 새로운 하드웨어 분야에서 한국은 이제 중국에 완전히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기업에서 산업 생태계 차원으로 확대해 보자. 중국 선전과 용산은 아예 비교조차 불가능한 수준이다. 선전은 화창베이에만 15만 개의 매장이 있으나, 용산은 600여 개에 불과하고 그나마 불 꺼진 상점이 즐비하다. 구로 디지털단지도 선전 전체의 1% 수준이다. 전 세계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실리콘밸리 디자인 + 선전 개발 생산’으로 개방 협력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선전의 부품을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공급하는 유통망을 제공하고 있다. 선전의 경쟁력은 개별 기업의 경쟁력을 넘어 개방 협력의 산업 생태계 경쟁력으로 진화하고 있다. 올해 CES 전시회 출품 제품의 3분의 1을 차지한 선전 기업들은 부품, 디자인, 케이스, 소프트웨어를 상호 공유해 규모의 효율과 혁신의 차별성을 배가해 나가고 있다. 용산은 비슷한 제품으로 출혈 경쟁하며 버티고 있다. 높은 임대료는 용산을 더욱 힘들게 한다. 한국은 하드웨어 생태계 경쟁에서 중국에 이미 뒤진 것이다.

이제 스타트업을 보자. 한국의 스타트업 중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4%로 인식된다. 각종 창업 경진대회에 출전한 스타트업 대부분은 유통 플랫폼과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비즈니스 모델(BM)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제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비중이 소프트웨어와 같은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다.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씨앗인 메이커 운동(maker’s fair)을 보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001% 수준이라고 한다. 씨앗 자체가 없어도 너무 없는 것이다. 과연 하드웨어 스타트업 없이 한국 벤처의 글로벌화 전략이 가능한가 하는 심각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르네상스가 도래하는 양대 요인은 △특허(IP)의 경쟁력 배가 △하드웨어 창업 비용의 급감으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플랫폼 중심의 유통 BM의 경쟁력에 특허를 추가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기반이 필요하다. 애플과 같이 하드웨어와 플랫폼을 겸비한 기업은 양면의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다. 이어서 3D프린터, 오픈소스 하드웨어와 같은 메타 기술과 더불어 테크숍(Tech-shop)과 같은 개발 플랫폼과 킥 스타터(Kick-starter)와 같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등 혁신 생태계가 하드웨어 창업 비용을 극적으로 감축시키고 있다. 작은 투자로 BM 경쟁력에 추가적인 IP 차별화 역량을 확보하는 전략이 바로 하드웨어 스타트업인 것이다.

이제 한국의 하드웨어 스타트업 활성화 대안을 제시해 본다. ‘메이커 운동이라는 씨앗을 공교육에 뿌리자’, ‘테크숍과 크라우드펀딩 등 창업 플랫폼을 제대로 구축해 창업 비용을 최대한 줄여 주자’, ‘하드웨어 특허 경진대회를 열고 특허 기반 창업을 촉진시키자’, ‘용산-구로-홍대·합정-성수-역삼을 잇는 개방혁신 클러스터를 구축하자’, ‘대기업 중심의 닫힌 문화를 스톡옵션 등을 활용하여 개방혁신의 열린 문화로 바꾸어 나가자’, ‘초기 규제 혁신으로 융합 창업을 촉진하자’, ‘경쟁보다 협력을 중요시하는 교육 혁신을 추진하자’ 등 7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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