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긴급 진단] ④중국 경제는 과도기...‘버블과 붕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입력 2015-06-19 16:37 수정 2015-06-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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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추이. 버블과 붕괴의 반복.

부진한 실물 경제와 동떨어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중국증시. 거품론이 뜨겁게 일고 있는 일각에선 중국 경제가 심각한 과도기를 겪는 과정에서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중국의 올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은 공식적으로는 7%로 2009년 1분기를 제외하고 199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25년래 최저인 7.4%, 내년은 6%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대로라면 증시 역시 부진해야 마땅하지만 그렇지 않다. MSCI 세계 지수에서 상하이종합지수는 유일하게 급등하고 있다. 올들어서만 60% 뛰었고, 차이넥스트는 2.5배 뛰었다.

그럼에도 중국증시 거래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개인 투자자의 낙관적인 자세에는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경제대국의 국력으로 간주되며 펀더멘털(경제기초여건)은 무시되는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들어 줄곧 랠리를 펼쳐온 중국증시에 대해 두 가지 해석을 최근 내놨다. 한 가지는 대다수 시장 참가자들의 평가와 마찬가지로 중국 증시가 버블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증시는 1999년에 일어난 미국의 정보 기술(IT) 버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조만간 꺼진다는 의미다.

그러나 두 번째 분석은 다르다. FT는 중국이 정책을 전환하면서 일어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상품, 전력, 철도화물 등은 중공업과 건설이라는 과거의 경제를 고려한 것인데, 지금은 과거의 경제에 중점을 두지 않게 됐다는 것. 현재 정책의 중심이 소비로 전환하면서 증시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현재 중국 경제가 매우 어려운 과도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에 대한 평가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실수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과대평가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도 1980년대에 유사한 상황을 겪었다며 그러나 현재의 중국과는 경제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시 일본은 패전의 아픔을 극복하고 전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메는 노력으로 경기 회복에 총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당시 주가수익비율은 평균 60배를 넘었다. 그러나 1980년대 말 증시 버블이 꺼지면서 일본 경제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장기 침체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중국은 2011년까지 33년간 평균 10%의 성장률을 달성하고 경제 활동에 필수인 전력공급능력이 미국을 앞질렀다. 여기다 현재 경제 규모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한 만큼 고도의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새로운 정상을 의미하는 ‘뉴노멀’로의 전환과 개혁에 필요한 반부패 운동엔 전국민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 5%대의 성장세만 유지해도 10년 후면 경제 규모에서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관건은 중국 사상 최대의 경제 프로젝트 ‘일대일로’의 성공 여부다. 이 프로젝트를 금융면에서 지원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창립 멤버는 57개국, 자금 규모는 1000억 달러에 이른다. 이 계획에 따라 아시아, 중동, 유럽 등지의 40억 명이 넘는 거대한 경제권이 구축되면 21세기는 중국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낙관적인 기대를 배경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지지하고 있는 한편 정부도 주가 상승 유지를 중요한 정책으로 삼고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로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증시는 거래량으로 세계 1위, 시가 총액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붕괴할 경우 파급력은 미국발 금융위기를 능가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신용거래 규제 강화 등으로 시장을 조율해 개인들의 과도한 투자를 제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주식 붐이 최고조였던 2007년 10월 상하이종합지수는 6124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그 1년 후에는 불과 1600대까지 떨어졌다. 또한 1991년 가을에는 99일 연속 상승하는 기록을 세웠고, 1996년 12월 16일에는 상장 전인 종목이 하한가까지 떨어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중국증시는 19일 급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6.4% 내린 4478.36을 기록했다. 중국증시는 이날로 강세장에 진입한 지 928일이 된다. 중국증권거래소가 1990년 거래를 시작한 이후 최장의 기록이며, 지금까지 기록한 강세장의 평균 기간의 5배가 넘는 기록이다.

보콤그룹의 중국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는 "조정 폭이 예상보다 커져도 그다지 놀랍진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인 위주의 시장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중국 증시는 버블과 붕괴를 반복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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