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6월 18일 春風秋霜(춘풍추상) 남들에겐 너그럽게, 자기에겐 엄하게

입력 2015-06-18 10:40 수정 2015-06-1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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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채근담(菜根譚)’은 중국 명말(明末)의 환초도인(還初道人) 홍자성(洪自誠)의 어록(語錄)을 모은 책이다. 그에 대한 기록은 전해지지 않지만 평생 과거시험에서 낙방만 했을 정도로 입신출세와는 거리가 멀어 오직 공부만 하면서 청렴한 생활을 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그는 ‘채근담’을 통해 인생의 지혜를 깨닫고, 부귀영화를 좇지 말며, 천지의 무한한 도를 따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물질과 명예를 맹목적으로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제목은 송(宋) 때의 학자 왕신민(汪信民)이 “사람이 항상 나물 뿌리를 씹을 수 있다면 세상 모든 일을 다 이룰 수 있다”[人常能咬菜根卽 百事可成]고 한 말에서 따온 것이다. 청렴·무욕의 삶을 상징하는 제목인데, 씹을수록 감칠맛이 느껴지는 인생 지침서다. 번역서 중에서는 조지훈의 편역이 가장 읽을 만한 것 같다.

이 책의 수많은 명구 중에서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을 생각한다. 남을 대할 때에는 봄바람처럼 너그럽게 하고 자기 자신을 지키기는 가을 서리처럼 엄하게 하라는 뜻이다. 줄여서 춘풍추상(春風秋霜)이라고 쓴다. 지난해 4월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 말을 언급하며 공직기강을 강조한 바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이 말을 신년 휘호로 쓰기도 했다. 공직자들 중에는 이렇게 대인춘풍 지기추상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요한 것은 그런 말을 알거나 좋아하는 것보다 실천하는 것이다.

채근담에는 이런 말도 있다. “생각이 너그럽고 두터운 사람은 봄바람이 만물을 따뜻하게 기르는 것과 같으니 모든 것이 이를 만나면 살아난다. 생각이 각박하고 냉혹한 사람은 삭북의 한설이 모든 것을 얼게 함과 같아서 만물이 이를 만나면 곧 죽게 된다.”[念頭寬厚的 如春風煦育 萬物遭之而生 念頭忌刻的 如朔雪陰凝 萬物遭之而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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