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데이터요금제 후폭풍③(끝)]데이터중심요금제가 알뜰폰과 제4 이동통신에 미치는 영향

입력 2015-06-1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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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석준 커넥팅랩 편집장, <사물인터넷> <모바일트렌드 2014>외 저자

[편집자주]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가 출시 한 달만에 200만명을 돌파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데이터 요금제는 전 요금 구간 유무선 통화 무제한 제공을 기본으로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정액요금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는 이동통신사의 낙전효과를 최소화하고 데이터 사용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휴대폰 사용 패턴을 고려하지 않고 ‘묻지마 가입’을 할 경우 오히려 손해인 경우도 있어 꼼꼼하게 살펴봐야한다.

데이터 요금제로의 변화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통신사의 전략도 크게 변화시켰다. 특히 음성과 문자로 거둘 수 있는 수익이 상당부분 사라지면서, 동영상이나 게임 등 데이터 사용을 장려하는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와 출범을 준비 중인 제4이동통신사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데이터 요금제의 유무선 통화 무료 정책은 알뜰폰이 밀고 있는 ‘MNO 절반의 요금’ 전략을 사실상 무너뜨렸고, 더욱 저렴한 요금제 출시를 압박하고 있다.

이렇게 데이터 요금제 출시에 따른 시장 변화를 모바일 정보업체 커넥팅랩의 편석준 편집장의 기고를 통해 ‘소비자-통신사-알뜰폰(제4이통)’ 등 3개의 층위에서 순차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기고 순서는 아래와 같다.

1. 데이터중심요금제 출시 이후, 소비자가 선택해야 할 요금제는?

2. 데이터중심요금제로 보는 통신사의 전략

3. 데이터중심요금제가 알뜰폰과 제4이동통신사에게 미치는 영향

제4이동통신의 시장 진입은 조 단위의 막대한 네트워크 투자비가 들기 때문에 물론 쉽지 않다. 현재 이 문제로 미래창조과학부와 통신사는 제4이동통신의 출범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통신사가 시장 포화와 재무적 부담 때문에 제4이동통신의 출범이 무의미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3사가 미래의 경쟁자를 걱정하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제4이동통신이 출범할 경우, 요금 경쟁이 본격적으로 촉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중심요금제에서 음성무제한의 가격은 약 2만4000원이 됐다(물론, 다른 산정법도 많다). 이는 음성무제한을 제공하는 최저 요금제는 데이터 300MB를 제공하는데, 기본료인 2만9900원에서 300MB의 가격(1MB당 요율 20.48원)을 뺀 것이다. 단말기 보조금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제4이동통신으로서는 요금제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보조금 경쟁력에는 소비자를 지원하는 보조금뿐 아니라, 대리점과 판매점에게 지급하는 판매장려금도 포함된다. 기존 방식대로 붙으면 네트워크 투자비보다 보조금 등의 마케팅 비용이 더 들 것이기 때문에, 제4이동통신은 존재를 위해 요금제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음성무제한을 제공하는 데이터중심요금제가 나온 마당에, 제4이동통신이 할 수 있는 수는 데이터무제한을 현재보다 낮은 기본료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통신사는 데이터무제한을 6만원 내외의 기본료에서 제공하고 있다. 제4이동통신이 이를 4만원이나 3만원으로 낮춘다면 확실한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 확고한 상품 경쟁력은 굳이 매장 영업망의 구축 필요 없이 온라인과 고객센터 구축만으로도 가능하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통신 3사와 알뜰폰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데이터중심요금제 출시로 통신사는 2년 후 약 1850원의 가입자당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에 기본료 6만원을 내고 음성무제한을 쓰던 소비자가 아래 요금제들 중 적당한 데이터량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찾아 내려가기 때문이다. 물론 당장에는 새로 가입하는 가입자들 한해서만 1850원의 가입자당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나, 통상 약정기간인 24개월이 지나면 저 손실은 모든 가입자들에게 퍼질 것이다.

더 문제는 경쟁사가 된 제4이동통신이 요금 경쟁을 하는데 과연 통신사가 끝까지 버틸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통신사의 요금제가 비슷한 이유는 보조금 경쟁 때문에 보조금이 비슷해지는 이유와 같다. 게다가 이제는 단말기 유통법으로 변화무쌍한 보조금 집행도 할 수 없다. 또 제4이동통신이 정말 기존과 다른 마케팅과 영업 방식을 택한다면 보조금 경쟁 자체를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 통신사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데이터무제한을 제공하는 요금제의 기본료를 3만원 또는 4만원 대까지 내리는 것이다. 사물인터넷 등의 신사업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매출 손실이 심각해질 수도 있다.

여기에서 당연히 알뜰폰에 대해 물어야 한다. 반값 유심요금제로 대표되는 CJ헬로모바일 등의 알뜰폰 사업자들도 쉽지 않은데, 제4이동통신이 성공할 수 있을까? 반값 유심요금제란 기존 통신사들의 음성∙데이터량과 동일하게 제공하면서 기본료는 30~50% 낮춘 요금제를 말한다. 문제는 이렇게 요금 경쟁력을 갖추었지만, 가입자 증대는 더디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과연 제4이동통신은 단순히 요금 경쟁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하는 것이다.

판매 현장에서는 알뜰폰의 유심요금제가 판매장려금이 적기 때문에 활성화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반대로 알뜰폰에서는 반값 유심요금제를 팔아도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판매장려금을 실을 수 없다. 시쳇말로 역마진 상품(팔수록 매출 손실 나는 상품)인 것이다. 그래서 알뜰폰에서도 반값 유심요금제는 자사 홈페이지 등의 온라인 판매를 위주로 하고 있다.

문제는 유심만 별도로 구매하고(통신서비스만 구매), 다시 해외폰이나 중고폰 등의 자급제폰을 별도로 구매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젊은 층이란 것이다. 동시에 최신 스마트폰이 아닌 중고폰으로 만족할 수 있는 계층은 중장년층 이상이나 청소년층 이하란 것이다. 대부분의 중장년층 이상은 온라인 채널과 유심∙자급제폰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다. 즉 상품 타깃과 마케팅 채널이 디커플링 돼있는 것이다. 또한 그것이 성공한다고 해도 저렴한 요금제와 함께 저렴한 단말기가 붙어야 하는데 그것도 쉬운 것은 아니다. 저렴한 해외폰 수입은 전파인증과 LTE유심이동성을 규정한 전파법 때문에 또, 중고폰은 부품 교체 등의 이슈가 있어 언제든 문제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알뜰폰 사업자들은 통신사의 데이터중심요금제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사실 사용량에 따라서는 지금도 데이터중심요금제가 없는 알뜰폰이 저렴한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음성 200분과 데이터 2GB를 쓴다고 가정했을 때의 통신비가 저렴한 순서대로 20개를 뽑아봤다. 단순히 기본료와 음성∙데이터 초과사용 금액뿐 아니라, 그밖에 통신사들의 통신비 청구 로직까지 반영한 것이다. 이를 보면, 1위부터 6위까지는 일등 알뜰폰 사업자인 CJ헬로모바일이 모두 차지했다.

CJ헬로모바일을 포함한 알뜰폰 사업자가 현재보다 소비자 입장에서 더 좋은 요금제를 출시한다면, 장기적으로 매출 손실이 심각해질 수도 있다. 쉽게 말해 알뜰폰의 데이터중심요금제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무조건 홈페이지에서만 판매할 지도 모른다.

일단 출범 자체가 불투명하긴 하지만 제4이통신이 정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요금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 보조금과 유통망 경쟁을 피할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마케팅과 영업 방식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광고와 제휴 외에는 통신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마케팅과 방문판매 영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방문판매는 새로운 통신사와 요금제를 제대로 설명하기 좋고, 현재 통신을 포함한 유통의 트렌드인 ‘O2O(Online to Offline)’에도 적합하다. 그저 트렌드에 적합하다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카카오톡 정도는 할 수 있는 모바일 인프라가 완성된 시대에 보다 효율적으로 오프라인 진출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문판매는 새로 구축하기보다는 기존에 관련 사업자들과 제휴를 하는 것이 효율적으로 보인다. 요금제 경쟁이 더 치열해질 나중이 되면, 굳이 방문판매조차 필요 없게 될 것이다.

문제는 누가, 몇 조원을 투자해 한국 통신시장에 들어올 것인가 하는 점이다. 미래부는 의무사업자를 지정해 제4이동통신이 아직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한 지역에 로밍(roaming)을 허용하고 접속료를 낮추겠다고 했다. 이 부분에 대해 더욱 전향적인 검토가 있으면 진입의 현실화가 가능할 지도 모른다. 해외에서 한국 휴대폰을 쓰면 한국 통신사에게 요금을 지불하지만, 한국 통신사는 다시 해외 통신사에게 정해진 접속료를 지급한다. 자사 가입자가 해외 사업자의 망을 로밍해 사용했기 때문이다. 제4이통신사의 로밍도 이와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지금까지 제4이동통신의 시장 진입 논의는 수 차례 있었지만, 현재 더 뜨거운 것은 데이터중심요금제 때문이다. 데이터중심요금제 출시로 통신사는 더는 내놓을 패가 없는데, 제4이동통신 때문에 또 내놓아야 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알뜰폰에게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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