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3세 경영 시대 개막…신임 회장에 창업주 손녀사위 그렉 페너 임명

입력 2015-06-08 08:33 수정 2015-06-0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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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월튼은 해외사업 뇌물증여 의혹에 이사로 물러나…페너는 월튼가 자금 관리해온 ‘재무통’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에 3세 경영 시대가 개막했다. 월마트는 지난 5일(현지시간)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창업주인 고(故) 샘 월튼의 손녀사위이자 롭 월튼(70) 회장의 사위인 그렉 페너(45) 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임명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아칸소대 버드월튼아레나에서 1만4000명이 모여 성대하게 열린 주주총회에서 월튼 현 회장은 “페너는 나의 딸과 결혼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똑똑하다”며 재치 있게 3세 경영 시대가 막을 열었음을 선포했다.

1992년 이후 지금까지 회장을 맡아왔던 롭 월튼은 이사로 물러나게 된다. 샘 월튼의 장남으로 1978년 이후 계속 이사직을 보유한 롭 월튼은 지난 2012년 멕시코와 인도 등에서 회사가 해외사업을 펼치고자 뇌물을 현지 관리들에게 증여했다는 의혹이 드러나면서 사임 압박을 받아왔다. 의결권 행사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은 이날 주총에서 전문경영인을 회장으로 영입해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결국은 월튼 일가가 경영권을 지키게 됐다.

월튼 일가는 월마트의 지분 약 50%를 보유하고 있다. 월마트는 1월 마감한 지난 회계연도에 4857억 달러(약 540조49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시가총액이 2400억 달러에 육박하는 매머드 기업이다. 그러나 해외 뇌물증여 파문으로 정부로부터 조사를 받고 미국 시장에서 최근 부진한 성장세를 보여 경영쇄신 요구가 거셌다.

또 그동안 직원들의 임금을 착취한다는 비난도 받아왔다. 이에 회사는 지난 4월 미국 내 매장 근로자의 시간당 최저임금을 9달러로 올린 데 이어 7월부터는 매장 관리자 임금도 최대 26%까지 인상하기로 했다. 월마트는 올해 임금인상과 직원 교육훈련비로 10억 달러를 쓸 계획이다.

전문경영인을 회장으로 선임하지 않은 데 따른 불만에 이날 월마트 주가는 1.5% 하락한 73.06달러로 마감했다.

페너 신임 회장은 성장세를 회복시켜 주주와 시장으로부터 신임을 얻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한 셈이다. 글래스루이스는 성명에서 “독립적인 위치의 전문경영인 회장은 회사 이사들을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주주친화적인 아젠다를 세우는데 좋은 위치에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월마트는 “독립적인 사외이사들이 최소 2개 이상의 이사 위원회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가족경영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을 달랬다.

페너는 스탠포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고나서 골드만삭스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해왔으며 1994년 월마트에 합류했다. 그는 월마트재팬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월마트닷컴의 재정·전략 담당 선임 부사장을 지냈으며 2005년 매드론캐피털파트너스를 설립해 월튼 가문의 자금을 관리해왔다. 2008년 월마트 이사에 올랐으며 회사는 지난해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페너를 그 자리에 앉혀 경영승계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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