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치러진 폴란드 대선에서 보수 강경파 야당 법과정의당(PiS) 소속 안드레이 두다(43) 씨가 당선됐다. 보수 온건파인 현직 브로니소브 코모로브스키 대통령은 두다 후보의 승리를 점치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유권자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 자신의 패배를 시인했다.
다만 정치의 실무를 쥔 온건파 에바 코파츠 총리는 당분간 잔류, 총리와 대통령의 소속 정당이 다른 '트위스트 정국'이어서 국정 운영에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는 총리 중심제인 내각 책임제로, 대통령은 법률 거부권만 갖고 정책 입안 집행권은 없다. 임기 5년인 대통령직은 군 최고통수권자로 국가를 대표하고 외교를 맡는 의례적 역할을 담당한다.
폴란드 대선은 5월 10일 1차 투표가 진행됐으나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없어서 24일 2명이 결선 투표에 임했다.
여론 조사에서 단독 선두를 차지하던 코모로브스키 캠프에는 직전까지 낙승 분위기가 우세했다. 하지만 젊음과 변화를 호소하는 유럽 의회 의원인 두다가 막판 역전에 성공했다. 호황의 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저소득층과 연금제도 개혁이 부족한 고령자 등에서 정부에 대한 비판 표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득표율은 53였다.
'강한 폴란드'를 표방하는 두다 씨는 2010년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고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의 측근이다. 기독교적인 가치관과 폴란드의 국익을 중시한다. 유럽 통합에 신중한 반면, 러시아에 대해서는 현직 대통령보다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다.
향후 쟁점은 차기 총리를 선택할 올가을 폴란드 의회 선거다. 여기에서 '법과정의당'이 또 이기면 중ㆍ동유럽의 맹주인 폴란드가 유럽 회의파로 서게 되지만 온건파가 다수파가 되면 두다 새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힘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