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가 부도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7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독일과 미국 등 세계 주요국 채권금리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8일 시장정보업체 ‘마킷’에 따르면 한국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붙는 CDS 프리미엄은 15일 종가 기준 46.67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7년 12월 31일(45.0bp) 이후 최저치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하는 일종의 보험성 파생상품으로 부도 위험도에 비례해 가산금리(프리미엄)가 붙는다. CDS 프리미엄이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국가 또는 기업의 부도 위험이 줄었음을 뜻한다.
올해 초만 해도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높아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유가가 진정세를 보이고 경제지표 호전,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 등의 요인이 보태지면서 1월 20일(67.63bp)을 기점으로 하향세를 그리는 중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지난 10일 한국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한 점도 CDS 프리미엄을 낮추는 데 한 몫 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공공부채 관리가 개선됐고 세계 시장의 변동성에 따른 취약성이 줄어든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주요국 채권금리가 올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서도 오히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이 하향 안정세를 나타낸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는 과거 국제금융시장에 불안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며 취약성을 드러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이 안정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경상수지 플로우와 외환보유 측면에서 다른 신흥국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뒀다는 시장의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며 “다만 국채금리의 경우 글로벌 금리와 연동된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