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증시퇴출]②주가로 본 영욕의 42년
상장 42년 만에 증시에서 퇴출되는 경남기업은 그 역사만큼이나 사연도 무수하다. 외환위기 극복과 수차례의 증자·감자, 대선 테마주 등 루머까지 경남기업의 흥망성쇠가 주가 그래프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한때 56만원을 넘었던 주가는 13일 현재 100원이 조금 넘는 가격으로 주저앉았다.
경남기업은 해외 사업 진출 등으로 꾸준히 성장해 IMF 전인 1994년 말 장중 56만3000원대까지 기록했다. 그러나 1995년과 1996년 중앙청과 인수 및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두차례의 유상증자를 거치며 급격한 하락세에 빠진다. 본격적으로 외환위기가 시장을 휩쓸던 1998년 6월에는 주가가 2만2161원까지 하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외환위기 당시 많은 건설사들이 문을 닫으면서 남아있는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돼 부활의 기회를 맞았다. 주가는 6개월 만에 28만원대까지 올랐다. 그러나 1999년 워크아웃 약정을 체결하고 감자를 실시하면서 다시 10만원대로 떨어졌다. 2000년 4월 대우그룹 계열에서 분리돼 독자경영을 시작한 후에는 1만4000원대에 머물며 IMF 당시보다 더 하락했다.
경남기업은 2001년 워크아웃에서 조기 탈출하며 다시 회복세를 보였고 베트남, 마다가스카르 등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해외 진출도 이어갔다. 주가도 3만원대로 올랐다.
전의 영광을 잊은채 1만원~3만원 사이에서 지지부진하던 주가는 2007년 하반기 대선을 기점으로 기지개를 켰다. 대선 테마주로 분류된 경남기업은 선거를 앞둔 10월 말 장중 6만원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이듬해 빠르게 주저앉아 다시 4000원대로 폭락했다.
사정은 갈수록 안좋아졌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국내외 건설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2009년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2011년 겨우 회복하는 등 끊임없이 실적 하락과 채무 부담을 안고 경영을 지속했다.
특히 노무현, 이명박 정부를 거치며 적극적으로 참여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연이어 실패하면서 성공불융자금 외 자체 투자 자금을 거둬들이지 못해 적자가 누적됐다.
2013년에는 3천10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적자전환했고 지난해에도 4천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정리매매 마지막날인 이날 오전 경남기업 주가는 111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