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임금인상, 세계 경제에 희소식

입력 2015-04-1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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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대 경제국인 독일의 임금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 경제에도 훈풍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니크레디트의 안드레아스 리즈 이코노미스트의 전망을 인용, 독일의 임금이 올해 3.5% 증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1990년대 초반 이후 가장 큰 인상폭이다. 여기에는 법정 최저시급 8.50유로 인상을 포함한 것이다. 앞서 독일 국내 임금 협상의 기준이 되는 독일금속산업노조는 지난 2월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노동자에 대해 3.4%의 임금 인상을 확보했다. 공무원 노조와 화학 노조도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리즈 이코노미스트는 “(임금 인상은) 경쟁력과 무역 불균형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독일 내 임금 인상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WSJ는 유럽중앙은행(ECB)과 국제통화기금(IMF) 2대 기관이 독일의 임금 동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CB는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도입한 지 1개월여 만인 오는 15일 정기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유로존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1% 떨어졌다. 이는 ECB가 목표로 하는 인플레이션율 2% 미만으로, 이를 밀어 올리려면 독일 등 건전한 경제를 통해서야 가능하다는 게 ECB의 의중이다. 또한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로존 국가들이 장기 디플레이션을 거치지 않고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선 독일의 인건비 상승이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17일부터는 IMF와 세계은행의 춘계 회의가 개최돼 세계의 금융 당국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미국은 지난주 독일의 거액의 무역 흑자가 수요를 억제해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미 재무부는 9일 발표한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독일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크게 늘려야 한다”며 원유 약세와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올해 독일의 흑자액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벤 버냉키 전 의장도 최근 블로그에서 “총수요가 부족한 저성장의 세계에서 독일의 무역흑자는 문제”라고 밝혔다.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경제 전체의 5%를 차지하는데 불과하지만 독일이 주로 수출 제품을 공급하는 측이 아닌, 수요 쪽으로 돌아서면 성장 원동력을 찾고 있는 세계 경제에 희소식일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의미에서 독일의 임금 인상은 긍정적인 조짐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못박았다. 런던 소재 싱크탱크인 유럽개혁센터(CER)의 사이먼 틸포드 부소장은 “실질 임금의 대폭적인 인상이 몇 년간 계속될 필요가 있다”며 “독일이 국제적 비판을 침묵하는 만큼 급여 증가와 소비 확대가 지속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비판은 독일의 수출 지향 모델이 다른 나라를 희생양으로 삼아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은 지난해 2170억 유로라는 사상 최대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GDP의 7.5 %에 해당하는 규모다.

문제는 독일 경제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 규모를 가진 유로존 19개국의 기조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수요 규모가 커지면 독일의 산업과 관련이 깊은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등의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독일이 방침을 전환하면 유로존 경제가 회복 기조에 올라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CER의 틸포드 부국장은 독일의 무역 흑자에 대해 “2000억 유로라는 금액은 세계 경제의 맥락에서 그다지 큰 액수로 들리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수요가 약한) 현재의 세계 경제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최근의 임금 인상 흐름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는 수순이라는 이야기다. 독일의 무역 흑자는 최근 비유로존 국가에 대해 증가하는 한편, 유로존 국가에 대해서는 대폭 축소하고 있다. ECB의 통계에 따르면 스페인 포르투갈 등 임금이 침체된 유로존 국가들은 독일과의 경쟁력 격차가 축소됐다.

이같은 전략에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독일 도시 지역에서는 이미 주택 버블 조짐이 나오고 있다. 소득 증가에 저금리가 겹치면서 자산 가격은 더욱 팽창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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