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분석에 필요한 핵심데이터들

입력 2006-12-1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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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업종별로 관계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조사해야 한다. 필자는 소득수준, 거주인구, 자동차보유대수, 예금잔고 등 260여개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마치 퍼즐을 맞추듯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을 통해 적정상권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창업자들은 상권분석을 업으로 삼고 있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데이터를 보유할 필요는 없다. 어떠한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만 알아도 필요에 따라 가져와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데이터가 상권분석에 필요하다고 볼 수도 없다. 상권분석의 목적과 업종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활용하면 된다.

그렇다면 상권분석을 위해서는 어떠한 데이터들을 어떠한 방법으로 활용해야 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소비자들의 구매력(Buying Power)은 소득수준과 대상상권의 총매출액, 그리고 거주인구 수에 의해서 좌우된다.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소득수준이 50%, 대상상권 총 매출액이 30%, 그리고 거주인구가 20%의 비율로 적용된다. 따라서 대상상권의 소득수준만 알아도 상권분석의 50%는 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소득수준 데이터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소득수준 데이터는 각 지역별, 구별로 구분되어 있지만 상권별 혹은 입지별로는 나타나 있지 않기 때문에 자영업 창업자들에게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데이터 마이닝 회사에서 가공된 소득수준 데이터를 구해야 한다. 대상상권의 총 매출액 역시 그리 쉽게 얻어지는 건 아니다. 국세청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되겠지만 이는 불가능하고, 카드단말기 회사(VAN)에서 구할수도 있지만 이 역시 거의 어렵다고 보면 된다.

다만 거주인구 데이터는 통계청 자료를 활용하면 큰 무리는 없다. 따라서 일반 창업자가 분석한다면 이론상으로는 20% 정도의 확률밖에 나올 수 없다. 일본의 유명한 편의점업체가 85%의 정확도니까 초보자가 20%의 정확도라면 그나마 위안이 될지 모르지만 자영업 창업자는 생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없다. 실제로 상권분석을 초보자가 하기에는 거의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창업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약간의 노력만으로 분석이 가능한 방법을 제시하려 한다.

혹자는 유동인구 데이터가 제일 중요하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유동인구 데이터가 있다면 정확도를 좀더 높일 수는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데이터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일일이 조사한다면 최소한 일주일만 잡아도 그 비용이 만만찮고, 설사 조사했다고 해도 중복유동인구, 유효고객 여부, 거주인구인지 유입인구인지의 여부 등을 구분해 낼 수가 없다. 따라서 유동인구 데이터에 대한 맹신은 버리는 것이 좋다. 실제로 유동인구 데이터는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그 영향이 미미하다. 유동인구 수보다는 오히려 유동인구의 분포성향이 중요한 잣대로 활용되어야 한다. 연령층이나 성별에 따라 활동 동선이 달라지며, 시간적인 변화에 따라 소비의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고객의 성향은 매출실적과 직결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소비자의 돈 씀씀이는 삶의 방식에 의해 결정되며, 삶의 방식은 소득수준이나 주거성향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제 거주인구 성향분석부터 접근해 보자. 언급한 바, 거주인구의 주거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상권을 가장 쉽게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주거성향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선 주거형태와 관련하여 아파트와 일반주택, 연립에 따른 구분이 중요한 변수가 된다. 예전과는 달리 아파트가 지역연대감이나 소비성향에 있어서 일반주거지 보다 높다. 특히 소비의 전이속도가 매우 빨라서 일단 소문만 나면 일찌감치 자리를 잡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이웃과의 문화의 동질화가 두드러져 높은 수준에서 소비패턴이 비슷해지는 경향이 강하다. 예를 들면 동일 단지에 중대형 민영아파트와 임대아파트가 있다고 한다면 민영아파트주민의 하향평준화가 아닌 임대아파트주민의 상향평준화가 이루어진다. 외형적으로나마 자가용을 바꾼다든지, 소비패턴을 바꾸는 일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처럼 아파트는 일반 주거지와는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보인다.

빌라나 연립주택의 경우에도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준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주택보급률이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70~80%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사철이 되면 심각한 주택난을 겪게 된다. 이 중 상당수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주거의 쾌적성보다는 생활의 편리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아파트식 구조를 선호하지만 정작 구입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빌라나 연립을 선택하게 된다. 이들은 자신의 소비수준보다 소득수준이 상회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생활밀착형 소비도 왕성하게 일어나지만 문화소비도 만만치 않다. 활동시간대가 휴식시간대보다 많기 때문에 저녁시간대는 물론 야간에도 소비가 꾸준히 지속된다. 배달음식점과 비디오대여점이 출점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주거성향과 관련하여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주택소유(ownership)를 들 수 있다. 자가와 임차문제가 아니라 자가 주택을 소유하는 연령과 관련한 문제이다. 사람이 태어난 후 유년기에는 자가 주택에 살게 된다. 그러다가 20세를 전후해서 독립을 하게 되면서 셋방을 살게 되고 결혼과 함께 주택소유의 기회가 찾아온다. 그러다가 40대 중반 이후 자녀교육문제와 출가, 배우자의 사망 등의 이유로 주택소유의 의미가 퇴색됨에 따라 소유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찾아온다. 이른바 주택생애주기이론(housing lifestyle theory)에 따르면 소유연령층에 따라 주거패턴의 공간이동이 극명하게 나타난다고 하는데, 실제로 결혼과 동시에 위성도시의 아파트를 구입하여 이사를 가게 되고 점차 주택구입의 여유가 생기고 자녀교육문제로 대도시로 귀향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그러다가 노년이 되면 다시 주변으로 밀려나게 마련이다. 일산이나 산본, 평촌, 상동과 같은 신도시에는 유년층이나 청소년층 자녀를 둔 30~40대 초반의 부모 비율이 높다는 것은 이를 반증한다.

반면 압구정동의 경우에는 20대 자녀를 둔 50대 부모의 비중이 매우 높다. 상권분석에 있어서 주택소유가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언제 주택을 구입하느냐 보다는 이들의 연령층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다. 젊은 부모들은 생활관련한 소비에 주력하기 때문에 여유가 없지만 중년층은 상황이 다르다. 따라서 이들의 존재여부가 업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함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형석(leebangin@gmail.com)

창업전문가

비즈니스유엔 대표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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