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글로벌 시장 출렁...환율전쟁 심화 우려에 신흥국 ‘비상’

입력 2015-03-11 03:35 수정 2015-03-11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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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ㆍ달러 12년만에 최고...연준 조기 금리인상 우려에 주요 신흥국 통화 가치 최저치 추락

달러의 초강세로 10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이 출렁였다. 미국 경제의 ‘나홀로’ 성장과 함께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긴축 고삐를 조일 것이라는 우려가 외환과 상품시장은 물론 주식시장을 흔들고 있다.

달러 가치는 이날 주요 통화에 대해 기록적인 수준에서 움직였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ㆍ달러 환율은 장중 1.07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03년 4월 이후 최저치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외환 투자 책임자는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 들어 유로 가치는 11% 급락했다”며 “유로ㆍ달러 환율은 내년에 사상 최저치인 82센트를 시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ㆍ엔이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인 122엔을 돌파하는 등 달러는 엔에 대해서도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는 0.7% 상승하며 12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다음주 1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인상에 인내심(patient)을 발휘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올해 중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달러에 대한 사자주문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다.

요시이 켄지 미즈호증권 외환 투자전략가는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FOMC를 앞두고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 내부에서 매파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달러 강세 재료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일 라이스대 연설에서 “연준은 금리인상에 착수하고, 점진적인 속도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고용시장이 완전고용에 근접하고 있다”면서 “임금 상승률이 낮은 상황이지만 이는 후행지표다. 물가는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를 둘러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불확실성은 유로에 대한 팔자주문과 달러의 매수세를 이끌고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급에는 합의한 상태지만, 그리스의 개혁안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엘사 리그노스 RBC캐피털마켓 선임 외환 투자전략가는 “미국과 유럽의 펀더멘털적인 차이는 여전히 크다”며 “현재와 같은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NBC는 달러의 초강세가 글로벌 환율전쟁을 심화하면서, 신흥국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강세와 이에 따른 원유 등 상품 가격의 급락으로 자원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상품 가격 약세로 멕시코 페소와 터키 리라 등 주요 신흥국 통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챈들러 책임자는 “신흥시장에는 일반적으로 네 가지가 필요하다”며 “첫째는 달러 약세이며 상품 가격의 강세와 글로벌 경제의 성장 그리고 연준의 (비둘기파적) 통화정책이 그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앞으로도 뉴욕증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마이클 제임스 웨드부시증권 트레이딩 부문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달러 강세와 유로의 급락이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수주에 걸쳐 이 같은 양상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하는 상황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로존과 스위스 일본 뉴질랜드 등 주요국이 금리인하를 포함해 막대한 유동성 공급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올해 중순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 가치는 추가로 오르고, 이는 다시 증시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강달러’ 여파로 ‘주식회사 미국’의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불안도 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P500기업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5.1%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4분기의 4.4% 증가에서 크게 악화한 것이다.

연준의 금리인상과 달러 강세 우려 속에 오후 2시 현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 가격은 3% 이상 빠졌고, 금값은 올 들어 최저 수준인 온스당 1159달러에서 거래됐다. 다우지수가 30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는 등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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