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핀테크 산업 전략

입력 2015-02-1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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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핀테크 산업의 선두 국가는 놀랍게도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다. 중국의 전략이 미국의 기술을 현재까지는 앞서고 있는 것이다. 결제와 예금 그리고 대출 등 전 분야에 걸쳐 중국의 핀테크 산업 규모는 미국의 4배 수준에 달하고 있다. 미국에 비해 현저히 적은 기술 투자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앞선 이유는 핀테크 산업의 본질을 파악하고 대처한 결과다. 핀테크 산업은 플랫폼 산업이다. 특히 비정형 빅 데이터의 역량이 핀테크의 경쟁력이다. 이러한 역량을 가진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중국 정부는 확실하게 밀어주어 낙후된 중국 금융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미국은 일정 규모 이상에 대해서는 여전히 금산분리의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영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중국과 같은 과감한 전략을 전개하는 것에 정책적 부담을 느끼고 있고, 이것이 지금 핀테크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이제 한국의 핀테크 전략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국가 전략은 대외 경쟁력과 대내 형평성의 균형에 입각해 수립돼야 할 것이다. 대외 경쟁력을 위해서는 빅 데이터를 보유한 빅 브라더(Big Brother)에게 핀테크 산업의 핵심 역할을 맡겨야 한다. 그런데 이는 경제력 집중 현상을 야기해 산업의 불안정성을 증폭시킨다. 사실상 미국, 영국 등 핀테크 선도 국가들의 고민이 바로 이 점에 있다. 애플과 구글에 역할을 맡기고 싶으나, 거대 IT공룡의 슈퍼 파워화를 기존의 금융기관들이 견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어차피 글로벌 금융 경쟁력이 없는 중국(신용카드 보급률 8% 수준)에서는 정부가 과감하게 기득권을 넘어 은행, 보험 등 핀테크 전 영역을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내어 줄 수 있었던 것이다. 알리바바는 2004년 지급결제 기업인 알리페이에서 시작해 2007년 알리바바 파이낸셜이라는 대부업으로 확장했다. 알리페이의 빅 데이터에서 대부업의 핵심인 개인별 실시간 신용평가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2013년에는 알리페이 계정 잔액을 활용한 MMF 투자인 위어바오 선풍을 거쳐 텐센트와 중안 온라인 보험을 설립한다. 그리고 올해 온라인 은행에 진출한다.

대한민국의 핀테크 전략은 크게 투 트랙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은 점진적 혁신 전략이다. 기존의 금융권의 효율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형태로, 금융권이 작은 핀테크 IT기업을 인수합병하게 될 것이다. 이들 핀테크 기업은 주로 알고리즘, 보안, 서비스 플랫폼 등의 분야에서 등장할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핀테크 창업이 촉진돼야 한다. 거래 규모가 작을 때는 자본금 제한 등의 규제를 가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금산분리의 원칙도 적용되지 않아야 함은 당연하다. 인수합병 과정에서는 비밀 유지 등의 공정경쟁 원칙이 준수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금융기관들이 그러하듯, 금융기관이 이를 위한 투자 펀드를 운용하는 것이 일반화돼야 한다.

다음으로는 와해적 혁신 전략이다. 금융의 패러다임을 변화하는 빅 데이터 분야에서 거대 금융의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솔로몬의 지혜는 국가 경쟁력을 위해 빅 데이터 기업의 진입을 허용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빅 데이터를 현명하게 개방하도록 하는 전제 조건을 부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동의하는 조건에서 개별 고객의 데이터를 제3의 사업자에게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가 경쟁력 향상과 금융 집중의 위험 분산이라는 양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금융이란 거래 주체의 신용도와 가치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임으로 가기 때문이다.

그러면 빅 데이터 금융 기업은 빅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하게 된다. 예를 들어 다음카카오가 보유한 빅 데이터를 이용한 제3의 핀테크 기업이 새로운 알고리즘에 기반한 획기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리하여 애플과 구글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생태계가 형성되듯 핀테크 금융 생태계가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 한국의 핀테크 산업 전략이 될 것이다.

연결 플랫폼과 빅 데이터 플랫폼이란 핀테크의 본질에 입각한 미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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