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대중문화의 주역] 주연, 연출, 연예기획 그리고 관객도 40대! 왜?

입력 2015-01-2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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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소찬휘·김현정·지누션·이정현·김건모·터보·SES의 모습이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된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는 1990년대에 대학생활 등 20대를 보냈던 수많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 그리고 가슴을 붙잡았다. 40대 시청자들은 “20대에 만났던 가수들을 만나고 음악을 들으니 눈물이 났다”는 의견들을 쏟아냈다. ‘토토가’ 신드롬을 일으킨 연출자 김태호PD와 눈물까지 흘리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시청들 상당수가 공통점이 있다. 바로 40대라는 사실이다.

요즘 제작자로서 선두에 서서 대중문화의 주요한 흐름을 이끈는 제작 주역과 콘서트, 공연, 영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 상품의 승패를 좌우하는 소비자가 바로 40대들이다.

MBC ‘무한도전’의 김태호PD, tvN ‘삼시세끼’의 나영석PD, ‘응답하라 1994’의 신원호PD, JYP의 박진영,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설국열차’의 봉준호, ‘변호인’의 송강호, ‘국제시장’의 황정민.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유명 스타라는 점 외에도 대중문화 제작 주역으로 자리잡은 40대 연출자, 감독, 제작자, 연기자들이라는 점이다.

40대는 이제 영화, 방송, 음악, 뮤지컬, 공연 등의 제작 주체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며 한국 대중문화 지형도를 최전선에서 그려나가고 있다. 40대 대중문화 제작 주체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물리적 시간과 방송사나 영화사 등 조직의 경력과 위계에 따라 제작 주체로 나선 때문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김태호PD 봉준호 영화감독, 양현석·박진영 프로듀서, 송강호, 김건모 등 40대 대중문화 주체들이 20대 때 대중문화 폭발기이자 다양한 문화상품들이 쏟아져 나온 90년대를 관통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40대는 바로 대중문화와 영상문화의 본격적인 세례를 받고 자란 세대이자 대중문화를 생활로 받아들인 세대이기도 하다. 대중문화와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상훈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2015~2017 앞으로 3년 세계 트렌드’에서 40대인 2차 베이비부머(1968~1974년)는 20대 이던 1990년대에 ‘X세대’로 불리던 세대로 부모세대가 일군 경제력 등을 기반으로 영화나 공연을 보면서 문화적 소양을 키우고 해외여행과 어학연수 등을 통해 해외 트렌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세대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대중문화적 감성과 지식, 정보 등이 풍부해 영화, 예능 프로그램, 음악, 드라마 등 대중문화 제작 주체로 나서면서 빼어난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1997’을 통해 90년대 복고 신드롬을 일으켰던 신원호PD는 “다양하고 독창적인 대중문화가 넘쳐나던 1990년대 대학생활을 하면서 음악과 영화, 방송을 접했다. 이것이 프로그램 기획과 연출에 자양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40대가 대중문화 제작 주체로서뿐만 아니라 소비의 영역에 있어서도 주도적 역할을 해 대중문화의 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영화, 공연, 방송 등에서 40대 소비자의 위력은 매우 강력하다. 2012년부터 나타난 영화 관객 판도 변화 중 눈에 띄는 것이 40대 관객의 급부상이다. 한국영화 관객이 처음으로 1억명을 넘긴 2012년, 영화 예매율에서 40대가 20대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맥스무비에 따르면 2012년 1년 동안 표를 예매한 관객 비율은 40대가 25.8%를 차지해 20.1%를 기록한 20대를 눌렀고 10대 1.8%, 50대 7.9%, 30대 44.4%였다. 극장 관객이 2억명을 넘어섰던 2013년 역시 영화 관객 연령 분포는 10대 3.5%, 20대 24.2%, 30대 40.5%, 40대 24.9%, 50대 이상이 6.9%로 40대가 3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40대 관객의 증가는 가족 영화뿐만 아니라 설경구·송강호 ·류승룡·김윤석·황정민 등 40대 남자 스타들의 전성시대를 열게 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영화뿐만 아니다. 대중음악 역시 마찬가지다. 40대의 음악과 콘서트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2014년에 이어 올들어서도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세대별 가수들의 콜라보레이션 열풍 이면에는 40대 중년층의 음악 소비 증가가 관련돼 있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을 좌우하는 주역도 40대다. 전문가들은 최근 ‘아빠 어디 가’ 등 육아 관찰 예능의 범람은 중년 시청자의 높은 반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김상훈 교수는 “X세대는 중년층에 편입되면서도 문화 콘텐츠 소비에 지갑 열기를 주저하지 않으면서 문화 콘텐츠 핵심 소비자가 됐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최근 들어 40대가 대중문화의 제작과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대중문화 판도는 40대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이제 한국 대중문화의 견인차가 바로 40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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