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음악축제 '2014 MAMA', 누구를 위한 시상식인가 [김민정의 시스루]

입력 2014-12-0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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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E&M

홍콩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홍콩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나 (Hong-Kong Asia World Expo Arena)가 케이팝으로 물들었다. 약 4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1만 여명의 관객은 케이팝에 들썩이고 열광하고 소리지르며 음악으로 하나 됐고 문화를 공유했다. 지드래곤, 태양, 2PM, 엑소 등 두터운 팬덤을 자랑하는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장악하자 마이크 소리가 묻힐 정도의 떼창이 흘러나온다. 한국어 가사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관객들의 모습에 ‘대박’이라는 감탄사와 함께 엄지손가락이 절로 치켜세워진다. 현재 중화권의 케이팝 열기는 그 여느 때보다 뜨거움을 ‘2014 MAMA'가 재확인시켜 줬다.

올해 CJ E&M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시상식인 ‘MAMA’를 위해 1년에 가까운 준비기간을 비롯해 2000여명의 스태프를 투입하고 약 4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본을 투자했다. 올해 6년 째를 맞은 'MAMA'는 해를 거듭할수록 괄목한 성장을 이뤄냈고, 한국을 넘어 아시아에서 인정받는 시상식이자 대표 음악축제로 성장했다. CJ E&M 측이 자체적으로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MAMA'는 총 3493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나의 시상식 행사가 3000억원대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는 것은 가히 놀라운 일임은 분명하다.

화려한 외형과 막대한 이익창출을 만들어낸 반면 ‘MAMA'의 실체는 다소 실망과 아쉬움을 안겼다. 아시아의 문화축제를 지향하면서 약 4시간에 달하는 시상식은 K팝 위주다. 마치 K팝 외연의 확장을 위한 쇼 같다. 올 한해 국내 가요계의 트렌드인 세대의 벽을 허문 콜라보, 힙합의 대중화, 90년대 아이콘들의 컴백 등 집약해놨다. 아이돌 위주의 케이팝에 열광하는 중화권 팬들이 90년대 아이콘이자 문화대통령인 서태지를 알까. 실제 서태지의 쇼는 거대한 무대장치와 함께 화려하게 이뤄졌지만 관객석은 요동치지 않았다. ‘쇼미더머니’를 통해 래퍼로 인기를 끌고 있는 YG의 바비와 비바이도 쟁쟁한 K팝 가수들을 제치고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MAMA' 출연진을 Mnet '슈퍼스타K'나 ‘쇼미더머니’ ‘댄싱9’ 등의 자체프로그램으로 내부 콘텐츠를 더했다. 한마디로 CJ E&M의, CJ E&M에 의한, CJ E&M를 위한 대형 이벤트 아닌가.

굳이 이런 콘셉트라면 왜 홍콩에서 억소리 나는 비용을 투자해가며 시상식을 치러야 하는지 의문이다. 아시아인들의 음악축제라면 아시아 음악의 트렌드와 다양성을 아울러야한다. 국내의 핫한 음악 트렌드는 세계에 알리고 우리 역시 해외의 음악 특성과 트렌드를 공유하며 문화를 향유해야 아시안 뮤직어워드라는 이름에 걸맞은 축제가 되지 않겠는가. 아쉽게도 국내에서 열리는 다수의 음악시상삭과의 특별한 차별점을 딱히 찾을 수 없었다.

‘MAMA’가 기존의 연말 시상식의 일종인 각 방송사 시상식 혹은 멜론 뮤직 어워드, 골든디스크 등 여타 시상식과 다른점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겨냥한다는 것이었다. 문화는 일방적인 주입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MAMA’의 뚜렷한 정체성과 확고한 방향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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