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에 CB 조기상환 요구 속출

입력 2020-03-16 15:25 수정 2020-03-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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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폭락장에 코스닥 상장사들이 전환사채(CB) 조기상환 요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익률 하락을 이유로 채권자들이 투자금을 잇따라 회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 벤처펀드 영향으로 대거 발행된 사채들이 풋옵션 행사 시점을 맞으면서 이런 사례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2월부터 이달 13일까지 CB를 만기 전 취득한다고 밝힌 공시는 총 77건이다. 전년 동기(48건) 대비 37.7% 증가한 수치다. 상장 기업수 기준으로 보면 55개, 전년 동기(36개) 대비 32.7%가량 늘었다.

취득 사유별로 살펴보면 채권자가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ㆍPut option) 행사로 인해 만기 전 취득한 상장사가 28건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다음으로 채권자와 협의에 의한 취득이 18건(32.7%)으로 많았다. 이 밖에 콜옵션 3건, 재무안정성 증대를 위한 사채 상환이 3건 수준이었다. 채무자의 신용 위험이 높아질 경우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뜻하는 기한이익 상실 상환 요구도 3건 있었다.

단기간에 2회 이상 CB를 만기 전 취득한 상장사도 늘었다. 이 기간 데일리블록체인, 에스엔텍비엠, 한류AI센터, 상지카일룸, 녹원씨엔아이, SGA솔루션즈, 이노와이즈, 이에스브이, 멜파스, 뉴로스 등의 상장사가 적게는 2번, 많게는 4번까지 CB를 조기 상환했다고 밝혔다.

풋옵션 행사가 늘어나는 이유는 현재 행사 가능 기간에 도래한 CB 대다수의 조건이 발행기업에 유리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코스닥벤처펀드 영향으로 만기 이자율이 상당히 낮거나 아예 ‘0’인 CB들이 2018년과 2019년 초 사이 무더기로 나왔기 때문이다.

통상 메자닌 풋옵션 행사 기간이 1년 이후 매 3개월이 되는 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018년 초 발행된 메자닌의 2년 차 풋옵션 기간이 도래하는 시점이다. 이런 CB를 통해 투자자들이 수익을 보려면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른 경우 전환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코스피, 코스닥 양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초유의 사태가 나오는 등 폭락장 사태가 겹쳤다. 한 달 전 640대를 맴돌았던 코스닥 지수는 3월 들어 하루가 다르게 급락해 현재 520대를 횡보하고 있다. CB를 발행한 상장사들의 주가가 전환가액 이하로 곤두박칠쳤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조7000억 원이 넘는 메자닌 채권이 발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코로나19로 인한 변동성 장세에서 CB 조기상환 청구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잇따른 조기상환 청구가 상장사에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풋옵션 행사로 인해 또 다른 사채를 발행하는 돌려막기를 감행하는 상장사도 생기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800억 원 규모 CB를 발행한 헬릭스미스는 이 중 절반이 훌쩍 넘는 550억 원을 2회차 CB 대금 환매를 위해 썼다.

이번 달 12일 3회차 CB 풋옵션 행사로 인해 130억 원을 상환한 서울리거 역시 지난달 말 공모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통해 재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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