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새해, 파격적인 변화 많아지길"

입력 2019-12-3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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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생태계 유리천장 걷어내야…'경제 현안' 국가 어젠다 전면에 두길"

"새해에는 파격적인 변화가 많아지길 바란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0일 신년사에서 올해를 ‘희망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한 해'라고 정리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외여건의 악화일로 속에서도 국민소득 3만 달러(약 3471만 원)와 무역 1조 달러를 지켜냈고, 국가신용도, 고용 등에 있어 의미 있는 거시지표를 얻은 것은 다행스럽다"면서도 "민간 부문의 활력이 크게 낮아지면서 기업들의 어려움이 컸고, 사회에 대립과 갈등이 일상화되면서 구조적 현안들을 치유하는 데에는 속도를 내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새해에는 민간의 역동성을 일으킬 ‘파격적인 변화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며 "미래산업의 주도권과 국가의 흥망은 ‘누가 더 기업을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경제ㆍ사회 전반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바꿔 우리 기업들이 의욕적으로 새로운 일을 벌일 수 있는 분위기가 생겨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한국 산업 생태계의 역동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연구소에 따르면 10억 달러 이상의 자산가 중 자수성가 기업인 비중은 우리가 26%에 그친다"며 "미국(71%), 중국(98%)보다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MIT가 발표하는 '세계 50대 스마트 기업'에 최근 3년간 한국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반면, 한계 기업 비중은 2010년 8%에서 14%까지 높아졌다.

이 상황에서 그는 ‘기업 생태계의 유리천장’부터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기득권 보호 장벽이 견고하고, 신산업에 대해서는 리스크를 원천 봉쇄하는 법과 제도가 설계된 것이 신진대사 저해의 가장 큰 이유"라며 "새로운 기회는 먼저 수용하는 기조로 법을 바꾸고, 법이 어렵다면 시행령과 시행 규칙 수준에서라도 일을 벌일 수 있게 대대적인 인식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벤처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벤처기업들에도 실리콘밸리와 같은 성공담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면 좋겠다"며 "이들이 새로운 기회에 올라타 자수성가형 기업이 늘어나면, 경제ㆍ기업ㆍ사회 전반을 다루는 규칙이 속도감 있게 바뀌어 다시금 혁신과 투자가 촉발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국회에 대한 당부도 이어갔다.

그는 "경제 현안들을 국가 어젠다의 전면에 두고 추진해 주길 바란다"며 "1월 중에라도 임시회를 열어 조속히 통과해 주기를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주 52시간제' 확대 등 기업경영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이슈에 대해서는 융통성과 예측 가능성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운영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업들도 ‘능동적 변신’에 힘쓰겠다"며 "거버넌스의 정점부터 혁신을 중시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전근대적인 업무방식을 바꿔 혁신역량을 한층 끌어 올리는 변화가 퍼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정서에 부합하려는 자정 노력에 솔선해서 주위의 어려움을 살피고 한국 경제의 포용성 제고에도 이바지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신년사 전문.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국민과 회원사 임직원 여러분들께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지난해는 ‘희망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한 해였습니다. 대외여건의 악화일로 속에서도 국민소득 3만 달러와 무역 1조 달러를 지켜냈고, 국가신용도, 고용 등에 있어 의미있는 거시지표를 얻은 것은 다행스럽습니다. 하지만, 민간 부문의 활력이 크게 낮아지면서 기업들의 어려움이 컸고, 사회에 대립과 갈등이 일상화되면서 구조적 현안들을 치유하는 데에는 속도를 내지 못하였습니다.

새해에는 민간의 역동성을 일으킬 ‘파격적인 변화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미래산업의 주도권과 국가의 흥망은 ‘누가 더 기업을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사회 전반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바꿔 우리 기업들이 의욕적으로 새로운 일을 벌일 수 있는 분위기가 생겨나면 좋겠습니다.

‘우리 산업 생태계의 역동성 저하’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해외 연구소 발표(피터슨硏)를 보면 10억 달러 이상의 자산가 중 자수성가 기업인 비중은 우리가 26%에 그쳐, 미국(71%), 중국(98%)보다 현저하게 낮은 수준입니다. 최근 3년 동안 세계 50대 스마트 기업(MIT 발표) 중 한국 기업은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반면, 한계 기업 비중은 2010년 8%에서 지난해 14%까지 올라간 상황입니다.

‘기업 생태계의 유리천장’부터 걷어 내면 좋겠습니다. 기득권 보호 장벽이 견고하고, 신산업에 대해서는 risk를 원천 봉쇄하는 법과 제도가 설계된 것이 신진대사 저해의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기회는 우선적으로 수용하는 기조로 법을 바꾸고, 법이 어렵다면 시행령과 시행 규칙 수준에서라도 일을 벌일 수 있게 대대적인 인식 전환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기업생태계의 메기’이자 ‘다음 세대 창업주’인 벤처에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우리 벤처기업들에게도 실리콘밸리와 같은 성공 스토리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면 좋겠습니다. 이들이 새로운 기회에 올라타 자수성가형 기업이 늘어나면, 경제·기업·사회 전반을 다루는 Rule이 속도감 있게 바뀌어 다시금 혁신과 투자가 촉발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와 국회도 ‘경제 현안’들을 국가 어젠다의 전면에 두고 추진해 주시길 바랍니다. 신산업과 경제활력 관련 입법 과제들이 상당 기간 지연 중에 있습니다. 1월 중에라도 임시회를 열어 조속히 통과시켜 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올해 본격 시행되는 ‘주52시간제 확대’ 등 기업경영에 큰 변화를 야기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융통성과 예측가능성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었으면 합니다.

이제는 부디 정치권이 대립과 대결에서 벗어나 대승적 화합과 협치에 나서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특히, 올해는 21대 국회가 출범하게 됩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부합하는 ‘선진 경제 시스템’을 만들고, 국민의 삶에 온기가 퍼질 수 있는 ‘사회 시스템’에 힘써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우리 기업들도 ‘능동적 변신’에 힘쓰겠습니다. 거버넌스의 정점부터 혁신을 중시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전근대적인 업무방식을 바꿔 혁신역량을 한층 끌어 올리는 변화가 확산되면 좋겠습니다. 또한, 국민 정서에 부합하려는 자정 노력에 솔선해서 주위의 어려움을 살피고 한국 경제의 포용성 제고에도 기여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올 한해, 우리 한국 경제에 희망의 뉴스가 많이 울려 퍼지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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