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오브 브랜드] 진갑의 미원 “그래, 이 맛이지!”

입력 2018-08-17 10:32 수정 2018-08-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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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돌 맞은 미원, 대대적 리뉴얼로 젊은층 공략

미원의 역사는 195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조미료 ‘아지노모토’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던 1950년대 중반 대상그룹의 창업자인 고 임대홍 회장은 감칠맛을 내는 성분인 ‘글루탐산’의 제조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1년여의 노력 끝에 조미료 제조 공법을 습득한 임 회장은 이후 부산으로 돌아와 150평 규모의 작은 조미료 공장을 세웠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조미료 공장인 동아화성공업주식회사(미원의 전신)다. 이곳에서 순수 국내 기술과 자본으로 만든 최초의 국산조미료 미원이 탄생하게 됐고, 미원이 조미료 점유율 50%를 넘어서는 국민 조미료로 등극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떤 음식이든 미원을 조금만 넣으면 맛이 좋아진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당시 가정집에서는 미원을 사용하지 않는 집이 거의 없었다. 많은 주부들에게 ‘맛의 비밀’로 불리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국산조미료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았으며 당대 최고의 인기 여배우들을 모델로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1960년대에는 가장 인기 있는 명절 선물에 오르기까지 했다.

미원이 독보적인 인기를 끌던 1963년 도전장을 내민 것이 CJ제일제당의 ‘미풍’인데, 당시 영업사원들 간의 경쟁 못지않게 사은품 경쟁도 치열했다. 미풍이 무채칼, 고무장갑을 사은품으로 구성한 미풍 김장세트를 출시하면 미원은 고급 비치볼, 미원병 등을 선물로 증정했고, 미풍이 고급 스웨터를 경품으로 주는 행사를 진행하면 미원은 금반지를 경품으로 내거는 식이었다. 당시 미원과 미풍의 경품 응모 엽서로 인해 우체국이 큰돈을 벌었다고 알려졌을 정도다. 양 제품의 사은품 경쟁 과열은 결국 사회적 문제로 번지면서 상공부에서 제재하기에 이르렀는데, 결과적으로는 여심을 공략한 미원의 판정승으로 끝이 났다.이후 미원은 동아시아 전역으로 수출할 만큼 성장하게 되고 당시 ‘1가구 1미원’이라 부를 정도로 모든 가정의 필수품이자, 오랜 세월 조미료의 대명사로 자리잡는다. 1982년에는 26년 동안 축적한 1세대 발효조미료 미원의 기술력을 발휘해 진한 쇠고기 국물의 맛을 낼 수 있도록 만든 2세대 종합조미료 ‘미원 쇠고기 맛나’를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미원 쇠고기 맛나’는 순수한 우리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좋은 원료를 사용해 만든 최고의 종합조미료였다.

하지만 미원은 이후 뜻하지 않은 시련을 맞게 된다. 1990년대 초 한 식품회사의 무첨가 마케팅이 발단이 되면서 MSG 유해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미원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며 20여 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정체기를 겪게 된다.

그러던 중 한 종합편성 채널에서 식당들의 MSG 사용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MSG 유해성 논란을 부추기게 된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MSG 유해성 논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아지자 신문, 방송 등 다양한 언론매체에서 MSG에 대한 검증에 나섰고, 이를 통해 오히려 MSG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안전성이 재차 입증된 것이다. 이어서 식약처가 MSG의 안전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시작했고, 2016년 초 식약처 식품첨가물 분류에서도 ‘화학적 합성첨가물’이라는 용어를 완전히 퇴출시키기로 결정하면서 MSG에 대한 소비자 인식에도 더 큰 변화가 시작됐다.

사실 MSG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아주 오래전에 이미 종결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은 ‘MSG는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세계적인 연구기관이 수십 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내린 최종 결론도 마찬가지이다. FAO와 WHO연합 식품첨가물 전문가 위원회(JECFA)는 1987년 무려 230여 건의 연구 결과를 검토한 결과 ‘MSG는 건강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MSG 일일 섭취 허용량을 철폐했다. 1978년과 1980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철저한 검증을 통해 ‘현재 조미료로 사용하고 있는 수준에서 인체에 해를 준다는 증거나 이유는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EU식품과학위원회에서도 쥐, 개 등을 대상으로 한 급성 및 만성 독성실험에서 MSG로 인한 독성효과가 없음을 확인했다. 세계 먹거리 안전을 책임지는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일제히 MSG는 안전하다고 결론내린 것이다.이런 가운데 대상은 2014년 10월 미원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선보였다. 제품명도 기존 ‘감칠맛 미원’에서 ‘발효미원’으로 바꾸고, 최근 소비자들의 입맛 변화를 고려해 더욱 부드럽고 깔끔한 감칠맛을 담았다. L-글루탐산나트륨에 배합해 감칠맛을 배가시키는 핵산의 비율을 줄여 가장 이상적인 감칠맛을 완성했다. 패키지 디자인 역시 60여 년간 미원을 상징해왔던 붉은 신선로 문양을 과감히 축소하는 대신 자연의 느낌을 살리고 원재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사탕수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2015년 2월에는 연녹색 형태의 ‘다시마로 맛을 낸 발효미원’을 출시해 사탕수수 이미지를 강조했으며 2017년 4월에는 표고버섯 엑기스를 첨가한 ‘표고버섯 발효미원’도 선보여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16년 대상이 공개한 ‘픽(Pick) 미원’ 유튜브 영상도 화제가 됐다. 슈퍼주니어 출신 아이돌 김희철을 모델로 한 ‘픽 미원’ 유튜브 영상은 공개 20일 만에 누적 조회수 100만 건 이상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영상에는 김희철이 걸그룹 아이오아이(I.O.I)의 노래 ‘픽 미’에 맞춰 ‘픽 미’ 댄스를 코믹하게 추면서 ‘픽 미원’을 외치고, 미원을 한꼬집 넣는 장면을 강조했다.

화제가 된 ‘픽 미원’ 영상은 중국에서 커버 영상까지 등장하며 그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2017년 9월부터는 ‘픽 미원’ 2탄인 ‘오 쓸래 미원’ 편도 소개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앞으로도 대상은 미원과 소비자의 소통 범위를 한층 더 늘려나갈 방침이다. 온라인과 더불어 오프라인에서도 미니 사이즈 미원 샘플링을 통해 젊은 소비자에게 미원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달라진 미원의 모습을 통해 소비자와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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