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중국발 外風에 수출부양 절로 되는 환율…당국 ‘므흣’

입력 2015-07-21 08:01 수정 2015-07-2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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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와 중국에서 불어오는 외풍에 환율이 수출 부양을 저절로 하는 모습이다. 특히 수출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정부가 최근 가파른 환율 상승을 용인하면서 환율은 위로 더욱 탄력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이 고점을 얼마나 허용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일 전거래일 대비 4.6원 오른 1152.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3년 7월 8일(1152.3원) 이후 2년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지난 4월 말까지만 해도 달러당 1060원대(4월 29일 종가 1068.6원)까지 떨어졌으나 지난 두 달 반 동안 상승가도를 달리며 80원 넘게 급등했다.

이는 그리스 채무 협상 난항과 중국 증시 급락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근 그리스 사태가 일단락된 후에는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을 가로막던 걸림돌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오히려 달러 강세가 재부각됐다. 실제로 그리스 채무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지난 13∼20일 5거래일간 원·달러 환율은 20원 넘게 급등했다.

환율 상승에 당국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그리스와 중국 불확실성이 환율을 대외적으로 위기 가능성으로 인식되지 않을 정도로 적절히 끌어올렸다”며 “부진한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국이 최근 환율의 가파른 상승을 용인한 것은 우리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올 1월부터 6월 현재까지 마이너스 증가율을 이어가고, 여기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타격까지 가세하면서 경기불안이 고조된 것을 고려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인위적으로라도 원화를 절하하고 싶었지만, 환율방어 조치는 비용이 많이 들고 효과도 한계가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재무부가 꾸준히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문제 삼아와 섣불리 나설 수 없는 처지였다. 정부가 6월 말과 이달 각각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과 ‘수출경쟁력 강화 대책’을 내놓은 것은 수출진작에 대한 절실함을 보여준다.

당국이 환율 상승을 과감히 용인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환율 고점 전망이 상향 조정되는 기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환당국이 수출부양을 위해 최근 역외가 끌어올린 환율 상승을 용인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국내 경제가 자산시장을 중심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여타 아시아 국가들에서 자본이 빠져나올 때인 지난 3월 환율이 달러당 1130원을 넘어서자 달러매도 개입에 나섰을 때와는 입장이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원·달러 환율 고점을 기존엔 1150원으로 예상했으나 이번 하반기는 1150~1200원으로 보고 전망치를 재차 검토하고 있다”며 “(환율이 너무 가파르게 빠지면 자본유출 불안을 키울 수 있는데) 외환당국이 어느 정도 레벨에서 제동을 걸지 주목된다”고 내다봤다.

엔저 우려가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대목이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아베노믹스가 시행된 후 원화보다 엔화가 더 가파르게 절하됐으나 이제는 엔저가 될 만큼 됐다는 인식이 퍼졌다”며 “동시에 최근 불거지는 중국 증시 불안 등은 안전자산인 엔화보다 중국경제와 밀접하게 연관이 돼 있는 한국의 원화에 더 약세 압력을 키울 것임에 따라 엔저 우려는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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