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원과 2만원

입력 2019-04-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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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진산 금융부 기자

케이뱅크는 2일 케이뱅크 계좌를 보유한 고객들에게 ‘2원’을 보냈다. 출범 2주년을 맞아 진행한 이벤트성 송금이었다. 약 100만 명의 고객이 있는 케이뱅크는 이번 이벤트로 200만 원을 썼다.

비슷한 시점,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증권 계좌를 개설하면 카카오뱅크와 한국투자증권 계좌에 각각 1만 원을 넣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80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한 카카오뱅크는 이를 감당하기 위해선 1600억 원, 혹은 그보다 더 많은 총알을 갖고 있어야 한다.

카카오뱅크의 통 큰 이벤트 배경엔 ‘대주주’가 있다. 이벤트 제휴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자회사다. 카카오뱅크는 증권 계좌 이벤트에 “증권사 사정에 따라 조기 종료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아 대주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은 사실을 우회적으로 알렸다. 시중은행만큼 수신 규모를 늘릴 수 없는 인터넷은행은 자본을 늘려주는 대주주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처럼 고객 확장성에 중요한 이벤트에도 걸림돌이 없어야 한다. 만에 하나 카카오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카카오뱅크는 은행업을 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을 겪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사정이 다르다. 현 대주주 상황에서 증자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러한 여파로 카카오뱅크와의 경쟁에서도 크게 뒤처져 있다. 여·수신 규모는 물론 고객 수 차이도 상당하다. 증자가 불발되면서 대출상품이 중단된 경험도 있다. 그만큼 이번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케이뱅크에 매우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케이뱅크는 계속된 악재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대주주가 되려는 KT의 ‘담합’ 전력으로 인해 금융위가 심사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일단 케이뱅크는 전환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긴급 수혈하기로 했다. 심사가 늦춰지는 것만으로도 케이뱅크에 큰 위기다.

케이뱅크는 고객 한 사람에게 2만 원씩 쓸 수 있는 카카오뱅크가 부럽다. 대출상품까지 중단될 수 있는 상황도 야속하다. 하지만 정말 케이뱅크가 뒤처지는 이런 상황이 대주주 때문인지는 다시 생각해볼 이유가 있다. 일반 고객들은 대주주가 누군지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궁금하다. 케이뱅크가 3주년엔 300만 원이 아니라 3000만 원을 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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