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의 中 주유소사업 '따로 또 따로?'

입력 2006-09-22 10:59 수정 2006-09-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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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주) vs. SK네트웍스 '각개전투' 실적격차 눈에띄네

최태원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따로 또 같이’경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SK가 ‘따로 또 같이’경영을 내세우며 추진했던 중국 사업이 계열사간의 손발이 맞지 않는 불협화음이 일어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거두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 회장은 얼마 전 그룹의 중국 사업에 대해 "현실에 안주하는 안일한 비즈니스를 해온 것이 아닌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까지 지적하며 위기감을 표시했다.

중국 시장을 내수시장으로 보고 그동안 많은 공을 들였지만 수확이 기대에 못 미치자 계열사간의 분발을 촉구하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헌철 SK(주) 사장이 전력을 다해 추진하고 있는 중국내 주유소 사업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91년 중국에 첫 진출한 SK는 중국에 제2의 SK를 만든다는 전략 아래 중국 지주회사 SK중국투자유한공사를 비롯해 현지에 40여개의 법인과 지사를 운영하며 막대한 투자를 쏟아 부었다. 하지만 중국내 정유공장 설립은 물론 한 곳의 주유소도 열지 못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정만원 사장이 이끄는 SK네트웍스의 중국내 사업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미 2곳의 중국 주유소가 올해 문을 열었으며 2010년까지 30여개의 주유소가 중국에 더 세워질 예정이다.

SK(주)와 SK네트웍스의 중국내 주유소 사업이 이처럼 상반되게 진행되자 최태원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계열사간의 ‘따로 또 같이’ 경영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

SK의 생존코드라고까지 추앙받는 ‘따로 또 같이’경영은 총수 1인이 모든 의사를 결정하는 체제가 아닌 관계사가 이사회 중심의 독립 체제를 유지하며 자율적 독립경영을 펼치는 전략이다.

각 계열사의 CEO가 자사의 경영환경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다가도 계열사간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여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SK그룹처럼 최태원 회장을 포함한 총수일가의 지분이 미비한 경우, 이러한 경영방식이 지배구조의 적절한 해법이 될수도 있다. 따라서 최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계속해서 계열사간의 ‘따로 또 같이’ 경영을 강조해왔다.

‘따로 똑 같이’ 경영이 성공하려면 계열사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인적 물적 네트워킹의 공유가 필수다. 특히 중국과 같이 정부의 규제와 시장의 텃세가 심한 현지에서는 진출한 계열 기업간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중국에 진출해있는 SK(주)와 SK네트웍스간의 '따로 또 같이’경영에는 많은 문제점이 내포되고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주장이다.

우선 두 회사가 너나 할 것 없이 주유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복 투자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헌철 SK(주) 사장은 지난해 7월 중국 정유사와 합작으로 내년까지 베이징과 상하이 등 핵심거점에 수천개의 주유소를 세운다고 밝혔다.

일단 초기에는 50~60개 정도의 주유소를 운영할 것이고 사업이 정착되면 현지 주유소를 수천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계획까지 덧붙였다.

그러나 1년이 넘은 지금 SK(주)가 세운 중국내 주유소는 한 곳도 없다. 이는 사업 파트너인 중국의 석유화학기업인 시노켐이 그해 9월 합작사업 추진 중단을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K(주)측은 “주유소 사업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관련 시장 분석과 함께 현재 제휴업체를 물색하는 단계로 봐달라”라고 말했다. 시노켐과의 제휴도 잠정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지 완전히 물 건너 간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SK(주)는 현지에 세울 주유소 부지를 매입하지도 않고 있어 주유소 사업 추진이 쉽게 가시화 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은 지난 5월 '국내 최초'이자 중국에서도 현지 합자형태가 아닌 외국기업 독자 복합주유소로서는 '중국 최초'로 심양시에 SK주유소 2개소를 열었다.

SK네트웍스는 연말까지 심양, 단동 지역에 10여개의 복합주유소를 추가 건설하고 2007년까지 요녕성 및 동북 3성의 거점도시로 사업지역을 지속 확대해 1차로 총 30여개소의 주유소를 운영하고, 2010년까지 동북 3성을 중심으로 3단계에 걸쳐 중국내 복합주유소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정 사장은 이미 앞으로 세울 주유소 부지를 매입해 놓은 상태로 해마다 치솟는 중국 땅 값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매입한 주유소 부지를 찾지 못한 SK(주)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똑 같이 중국내 주유소 사업을 시작했는데 SK(주)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SK네트웍스는 잘나가는 이유에 대해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의 ‘따로 또 같이’ 경영을 제대로 접목시켰다면 설령 SK(주)가 고전을 하더라도 성공적으로 중국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SK네트웍스가 적절한 도움을 줬다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헌철 SK(주) 사장과 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간의 ‘따로 또 같이’ 경영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업계에선 SK(주)가 중국시장에 대해 SK네트웍스만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SK네트웍스의 한 관계자는 “중국을 진출할 때 우리가 원하는 방식과 사업 아이템으로 승부해서는 백전백패 하기 십상”이라면서 “설령 중국인들이 원하는 사업 아이템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최소한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SK(주)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베이징과 상하이를 타킷으로 한데 반해 SK네트웍스는 개발이 덜 되어 있지만 발전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심양, 단동 지역을 뚫었다.

특히 이 회사는 단순히 주유소사업만 진출한 것이 아니라 도로, 쇼핑센터 등의 인프라가 부족한 이곳에 쇼핑센터를 건립해 주는 등 해당지역 관료들의 높은 환심을 사는 전략을 펼쳤다. 즉 그들의 원하는 방식을 가지고 들어가 성공한 셈이다.

또한 종합상사가 모태로 출발한 SK네트웍스는 중국을 포함한 해외비즈니스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인적 네트워크도 잘 구축되어 있었던 것도 성공 요인 중의 하나다.

SK(주)는 현재 주유소사업 말고도 1984년부터 선전에 정유공장을 짓는 방안도 답부 상태이며 신장과 내몽고 등 중국 북서부 지역 탄광을 인수해 2010년까지 석탄 화력발전소 사업에 뛰어들 계획도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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