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관중의 경제학] 그대는 나의 에너지 ‘관중예찬’

입력 2014-04-25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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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가ㆍ함성에 심리적 안정감…관중ㆍ경기력 상관관계 분석

◇스포츠와 관중과 경제의 상관관계는?

“여러분이 경기장 안팎에서 보여준 성원과 질서의식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Viva Corea!(한국 만세).” 지난 2002년 7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던 거스 히팅크가 2002 한·일 FIFA 월드컵을 마치고 한 말이다.

기적은 일어났다. 히딩크는 오로지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을 간절히 바라던 한국 국민에 월드컵 4강이라는 기적 같은 현실을 안겼다. 그러나 히딩크의 마법과 같은 전술도, 태극전사들의 불꽃투혼도 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럿을 하나로 묶은 붉은 티셔츠, 가슴 뭉클한 초대형 태극기, 상대팀을 움츠러들게 하는 ‘대~한민국!’ 함성, 그들은 붉은악마이기 전에 관중이었다.

대한민국 스포츠 영광과 환희의 순간에는 관중이 함께 했다. 2002 한·일 FIFA 월드컵에서는 ‘오! 필승 코리아’로, 1986년 서울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으샤! 으샤! 응원’으로 선수들과 하나가 됐다.

스포츠평론가 신명철 씨는 “심리적 요인이 가장 큰 것 같다. 경기 전에는 홈 관중의 응원 소리가 들릴지 몰라도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응원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홈이라는 심리적 안정감이 선수들에게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관중의 힘은 역대 하계 올림픽 성적(메달순위)이 입증한다. 역대 하계 올림픽 개최국은 대부분 최고 성적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동유럽 국가들이 대거 불참한 1984년 LA올림픽에서 10위(금6·은6·동7)에 그친 한국은 4년 뒤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 12개(메달 순위 4위)를 획득하며 전 세계인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일본은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무려 16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메달 순위 3위에 올랐다.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 8위(금4)였던 것을 감안하면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단 하나의 금메달도 획득하지 못한 멕시코는 4년 뒤 멕시코시티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내며 15위를 차지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19개(4위)를 획득한 영국은 4년 뒤 런던올림픽에서 29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3위에 올랐다.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51개(은 21·동 28)를 쓸어 담으며 미국을 제치고 사상 첫 종합우승 위업을 달성했다.

관중은 스포츠 산업화의 주역이 됐다. 관련 용품시장 성장은 물론 후원 기업이 증가했고, 각종 미디어 광고시장은 팽창했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1억841만명이 시청한 슈퍼볼의 TV 광고료는 30초당 400만 달러(43억원)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각 구단과 해당 협회·연맹에서는 관중 유치를 위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다. 관중친화적 경기장과 각종 이벤트·프로모션 등 단순 경기 관람에서 벗어나 먹고 즐기고 참여하는 축제 현장을 조성했다.

국내 프로 스포츠 중 가장 많은 관중을 동원한 프로야구는 2012년 700만 관중시대를 활짝 열며 국민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여성 관중의 증가는 경기장 응원 문화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러나 관중이 늘 고마운 존재는 아니었다. 지나친 승부 집착으로 인한 집단난동·폭력 등 프로스포츠 활성화 속 어두운 그림자는 피할 수 없었다.

신명철씨는 “스포츠가 존재하는 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관중의 분포와 문화는 상관관계가 있어서 지금의 프로야구 경기장에는 여성 및 가족단위 관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자연스럽게 건전한 관전문화가 형성됐다. 경기 룰이나 특별히 응원하는 팀이 없어도 분위기를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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