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인수 '복마전' 양상

입력 2006-05-2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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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우리사주 조합 금호 대세론 막나

출자총액제한제 해제 이전 M&A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대우 건설 인수전이 6월 9일 우선협상자대상 선정을 앞두고 복마전 양상을 띠고 있다.

23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대우건설 인수에 참여한 두산, 금호, 유진, 프라임, 삼환 등 5개 컨소시엄에 보낸 본입찰 안내서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자금조달능력과 경영능력 ▲진술보장 및 손해배상규모 등 뚜렷히 대기업에 유리한 조건이 제시됐다.

더욱이 경영능력 및 발전가능성 평가의 세부항목으로 제시된 ▲500억 이상규모의 M&A경력 ▲건설업체 보유현황 ▲시공능력 ▲최근 3년간 노사관계 현황 등의 조항은 유진과 프라임 등 두 중견업체 입장에선 뚜렷하게 불리한 부분이다.

지난 25일에는 대우건설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이 인수전에 참여한 금호산업에 대한 보고서에서 자금동원능력에서 금호산업을 대우건설 인수가능성이 가장 높은 업체로 밝힌 점도 나머지 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업계는 삼성증권과 씨티그룹이 컨소시엄으로 지난 2004년 선정된 매각 주관사가 뚜렷하게 금호산업을 편든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란 반응이다.

대우건설의 예상입찰가격도 제시됐다. 금호산업이 대우건설 인수 가격을 주당 1만8000원(전일종가 1만5400원)을 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지분법 평가이익이 인수로 인해 발생되는 영업권 상각액을 상쇄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특히 삼성증권 보고서에서는 대우건설 인수가 유력한 만큼 주가 약세를 매수기회로 활용하라는 분석까지 있어 사실상 '금호 대세론'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까지 낳고 있다.

이같은 매각주관사의 분석보고서는 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미 삼성증권의 보고서는 금융감독원의 증권업협회 자유규제사항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심사에 들어간 상태다.

인수에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프라임산업, 유진기업 등은 금호산업 대세론이 형성되는 것에 극도로 경계태세를 취하고 있다.

인수전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나머지 업체들이 금호산업에 비해 자금동원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순수한 삼성증권측의 생각"이라며 "금호아시아나 그룹과 연계해 '재무적 투자자(FI)'로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혔던 산업은행이 결국 포기했고, 군인공제회 역시 인수전을 포기한 만큼 금호산업은 자금줄이 차단된 상태다"라고 말했다.

건설 시행업계의 가장 큰 손으로 알려진 군인공제회는 지난 2003년 7월 금호타이어를 인수해 2년간 최대주주로 군림했다. 이에 따라 군인공제회가 재무적투자자로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 의사를 밝히자 금호산업의 인수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도 했다. 군인공제회는 지난 5월 초 예상 인수가격이 지나치게 올라감에 따라 인수전 참여를 포기 했다.

이밖에 대우건설 노조가 주도하는 우리사주조합도 인수전에 분명한 영향을 끼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우리사주조합은 최근 3000억원의 자금을 결집해 한 중견업체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우리사주조합은 남광, 한신, 고려산업개발 등 그간 있었던 건설사 M&A 결과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됐던 것을 감안해 우선 대기업 인수는 철저히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인수전 초기 금호와 함께 강한 인수 의지를 보였던 한화그룹이 인수전 참여를 포기한 것과 두산산업개발도 사실상 인수의사를 접은 것은 대우건설 우리사주조합의 영향력이란 게 업계의 이야기다.

특히 지난 2004년 고려산업개발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 '숙청'을 벌였던 두산에 대해서는 대우건설 우리사주조합이 뚜렷한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란게 업계의 귀띰이다.

이에 따라 우리사주조합과 연대는 인수과정의 원활화와 이후의 성공적 인수를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인수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하지만 우리사주 조합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역풍 가능성은 존재한다.

업계의 전언에 따르면 대우건설 우리사주 조합이 지원할 것으로 알려진 업체는 현재로선 시공능력이 전무한 시행사란 것. 이에 따라 자산관리공사가 내건 건설업체 보유현황과 시공능력 조건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때문에 우리사주조합이 이업체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것도 사실이다. 시공사는 없이 시행사와 설계 및 감리업체만 있는 만큼 구조조정 태풍도 피해갈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우리사주조합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업체 관계자는 "국내 1,2위를 다투는 시행사와 설계 감리업체를 갖춘 만큼 대우건설 인수시 얻을 수 있는 시너지가 큰 업체가 바로 우리회사다"라며 "캠코 측이 부적절한 인수조건을 댄 것"이라며 대우건설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결국 대우건설 인수는 금호산업과 우리사주조합이 지원하는 중견업체의 2파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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