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진 싸이월드, 모바일로 옛 명성 탈환

입력 2014-04-11 09:47 수정 2014-04-1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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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대표

“어떤 SNS도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고 손님을 맞이하는 감성의 ‘싸이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픈형 SNS와 모바일에 익숙한 지금의 18~24세대에게 모바일 속 개인공간을 감성으로 채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싸이에게 새로 맡겨진 책무입니다.”

지난 8일 SK컴즈와 분리해 독립운영으로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들어간 싸이월드를 맡은 김동운 대표의 말이다. 국내 1세대 SNS인 싸이월드의 전성기 시절 전략본부장을 지낸 김 대표는 31명의 직원을 이끌고 종업원 인수방식으로 분사하면서, 2000년 중반의 싸이월드 열풍을 모바일로 다시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싸이월드는 처음 선보였을 당시 밤새도록 ‘싸이질’을 하는 폐인이 넘쳐났다. 당시 가상화폐인 ‘도토리’를 도입해 1000억원대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아직까지도 많은 기업들이 답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는 콘텐츠 유료화 비즈니스를 당시 일거에 성공시켰던 것이다.

‘일촌’이란 독특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일상과 음악을 공유하고, 지인들과도 소통할 수 있었던 SNS였다. 페이스북, 트위터와 달리 오랫동안 머무르며 즐길 수 있었던 것도 장점이었다. 싸이 이용자들은 일촌들을 초대하기 위해 꾸준히 나만의 공간을 갈고 닦았다. 이 상호작용은 기업의 이윤추구를 떠나 20~30대 에겐 하나의 문화였던 것이다.

하지만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싸이의 명성은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추락하기 시작했다. 모바일이 일상으로 들어오며 이용자들은 PC보다 모바일을 통한 소통을 원했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들이 그 갈증을 채웠다.

김 대표는 이같은 현실을 인식하고 “싸이월드 부활의 중심 키워드는 모바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기존에는 하루 일과를 보내고 PC앞에 앉아 하루를 정리했다면 지금은 모바일을 통해 언제든 일상을 기록할 수 있게 됐기에 모바일에 개인화된 공간을 만들고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공간은 철저한 자기만의 공간과 개인 프로필(Profile) 공유의 공간으로 나눌 수 있다”며 “이용자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원하는 정보를 오픈해 프로필로 만들어 주고자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싸이월드 본연의 가치를 찾기 위해 김 대표가 꼽은 첫 번째 과제는 모바일 앱 개편이다. 현재의 싸이월드 앱을 그대로 두고 업데이트를 시킬것인지, 새로운 앱을 만들어 낼 것인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해 “현재의 싸이월드 앱이 나만의 공간을 제공하는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라며 “내 집을 꾸민 이용자가 주인이 되고 지인은 친구의 집을 놀러간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개인공간에 감성을 넣는 방향으로 개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싸이월드는 원래 미니룸이라는 신 개념의 공간에 ‘꾸미기’ 서비스를 도입해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김 대표는 “꾸미기 열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내 공간을 치장하고 싶은 의지를 반영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모바일 메신저에서 이모티콘이나 스티커가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도 꾸미기의 트렌드가 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PC보다 작은 모바일 화면때문에 제약이 많지만, 어떤 감성으로 꾸미기를 하면 이용자들이 만족할 수 있을 것인지를 계속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기획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싸이뮤직의 성장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김 대표는 “드라마 ‘응답하라1994’의 핵심은 바로 그 당시의 음악을 들려줄 수 있었던 것”이라며 “BGM(배경음악)으로 이용자들의 감성을 끌어낼 수 있다면 새로운 개념의 음악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싸이월드는 분사 후 다시 태어났지만 아직까지도 갈길이 멀다. 잔존해있는 SK컴즈의 기운을 거둬내야 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우선 이용자들과 교감하면서 그동안 멀어져버린 서비스 제공자와의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서로에게 의미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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