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들의 콘서트 전성시대, 왜? [존재와 소통의 무대, 콘서트]

입력 2014-04-0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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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악극단 순회공연콩쿠르대회 형태로 뿌리내려공연문화 활성화.K-POP 타고 급성장… 지난해 매출 2000억대중음악계에 활력소 됐지만 명성에 맞는 질적향상 숙제로

“올해는 저희만의 단독 콘서트를 갖고 싶어요.” 5번째 미니앨범 ‘포미닛 월드’로 돌아온 포미닛이 최근 가진 쇼케이스에서 한 말이다. 15집 앨범 ‘세렌디피티’를 지난 3월25일 발표한 이선희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4월19~20일 3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가진 뒤 전국 콘서트 투어에 나선다. 원로 가수 이미자는 이보다 일주일 앞선 4월10~1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이미자 콘서트’를 연다. 수많은 가수들이 서울 대학로에서 세종문화회관 그리고 지방 공연장에서 다양한 콘서트를 열고 있다.

가수들의 콘서트 전성시대다. 이제 가수라면 콘서트를 여는 것이 관례화됐다. 음반 발매=방송 집중출연의 공식은 이제 음반발매=콘서트 개최로 바뀌고 있다. 한때 개성과 음악성, 그리고 뛰어난 가창력 그리고 강력한 팬덤을 가진 스타 가수들의 전유물이었던 콘서트가 이제는 신인가수에서 트로트가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가수들의 존재 기반이 되고 있다. 콘서트도 서울 중심에서 전국 각지로 확산되고 있다. 콘서트 규모도 30~50명 관객이 모이는 하우스 콘서트에서 5만명 규모의 잠실운동장 콘서트까지 매우 다양하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무대는 명칭은 달랐지만 대중가요의 역사와 그 궤를 함께 한다. 대중가요 초창기였던 일제 강점기, 대중가수들은 동양극장이나 가설극장에서 조선악극단, 태평양 악극단의 공연 중간 막간을 이용해 노래를 불렀다. 이후 레코드사가 주최한 콩쿠르대회에서 음악을 발표하기도 했다. 1930년대 무궁화 악극단의 고복수 황금심 부부, 태평양 극단의 김정구 등이 전국 극장을 돌며 무대에 섰다.

전쟁후 1950~1960년대는 패티김, 현미 등 미8군쇼 무대에 섰던 가수들이 극장 등을 이용한 ‘리사이틀’이라는 명칭으로 가수들의 무대가 펼쳐졌다. 1962년 ‘패티김 리사이틀’이 한국 가수로서 최초의 리사이틀 무대였고 1970년대에는 서울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에 열렸던 남진 나훈아의 리사이틀에는 수만명의 구름떼 관중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 시기 극장과 시민회관의 톱스타 리사이틀과 별개로 송창식 윤형주 조영남 양희은 등 포크계열의 가수들은 세시봉 등 음악감상실에서 자신들의 노래를 관객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콘서트라는 타이틀로 가수가 노래를 부르거나 음악을 발표하는 무대를 최초로 가진 것은 1978년 ‘산울림 콘서트’ 공연이었다. 이후 1980년대 들국화, 송골매 등 밴드그룹과 조용필 등 스타가수들, 조동진 등 개성강한 뮤지션들의 콘서트가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0년대 들어서는 H.O.T SES 핑클 등 아이돌 가수들은 방송에 전념하고 조용필 이문세 이승철 신승훈 김건모 등 가창력 뛰어난 가수들은 콘서트 무대에 치중하는 이분화된 모습을 보였다. 2000년대 들어서는 신인에서부터 톱스타, 아이돌그룹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가수들이 다양한 콘서트 무대를 갖고 있다.

최근 들어 하루에도 수십개의 콘서트 열리고 있다. 대중가수들의 콘서트 홍수시대다. 왜 콘서트 범람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음반시장의 위축과 공연시장의 확장이다. 음반 시장의 최대 발전기였던 1980~1990년대에는 가수들은 방송으로 인지도와 음반 홍보를 하고 음반판매를 통해 막대한 수입을 창출했다.하지만 인터넷과 디지털 음원시장 중심으로 음악산업이 재편된 2000년대 들어서는 음반을 통한 수입은 급감했다. 반면 대중의 생활향상과 공연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공연시장 규모는 날로 확대되고 콘서트가 가수들의 수입창출의 거대시장으로 부상했다. 여기에 K-POP한류가 거세지면서 외국팬들이 한류스타 콘서트를 보기위해 내한하는 현상이 급증한 것도 콘서트 증가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국 콘텐츠 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콘서트 시장은 2009년 437억 2010년 761억 2011년 1826억 등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2013년에는 2000억원대(추산)을 돌파했다. 콘서트수는 2008년 1233개, 2009년 1215개, 2010년 1374개, 2011년 1728개, 2012년 2117개, 2013년 2310개로 급증하고 있다.

콘서트 홍수라는 양적 변화는 한국 공연문화의 질의 변화를 초래했다. 콘서트 기획에서부터 무대, 관객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공연문화가 선진화된 점은 가장 긍정적인 측면이다. 또한 콘서트가 활성화되면서 가창력과 음악성 그리고 퍼포먼스의 완성도 등을 중시하는 대중음악계에 바람직한 분위기도 조성됐다. 하지만 콘서트가 돈이 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너도 나도 콘서트 기획을 하면서 저질의 콘서트가 넘쳐나고 있다. 또한 티켓 부진으로 인한 콘서트 취소 등 후진적인 공연 문제도 빈발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톱스타들의 콘서트 가격이 한국 대중문화시장 규모에 비해 터무니 없이 비싸 콘서트 활성화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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