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고무줄' 주택분양계획 믿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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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를 전후해 각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분양과는 이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부풀린 계획발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신빙성이 떨어지는 공급예정 수치가 나오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실질적인 주택공급계획 발표는 최대한으로 부풀려 회사와 주택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견해와 공급계획은 말그대로 공급일 뿐 대내외 사정상 변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는 주장으로 엇갈린다.

그러나 예정일 뿐이라는 견해는 다른 산업군들이 연초에 한해의 사업계획을 밝힐 때 최대한 근접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게 비건설업종 종사자들의 공통적 견해다.

우선적으로 계획과 실질과의 괴리 사례들로는 악화된 부동산 경기로 인해 기존 공급계획에 잡아 놓았으나 이를 매해 이월시키는 경우가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롯데건설의 황학동 '롯데캐슬'. 이 회사는 서울 중구 황학동에 23평~45평형으로 구성된 주상복합'롯데캐슬'1510세대의 분양을 지난 2003년부터 올해까지 4년씩이나 매해 주택공급계획에 포함시켜왔다.

그러나 조합원들간의 마찰로 연기돼 온 분양이 금융비 상승과 지체로 인한 필연적인 분양가 인상 등으로 올해역시 성사될지 여부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건설은 이러한 황학동 롯데 캐슬을 포함해 총 1만7243세대의 분양계획이 있다고 밝혀 올해 국내 건설사중 최대 주택공급계획을 수립한 건설사가 됐다.

주택협회에 따르면 롯데건설에 이어 대우건설(1만7918세대), 현대산업개발(1만5462세대), GS건설(1만3660세대), 대림산업(1만3499세대), 현대건설(1만2450세대), 현진(1만1294세대), 삼성물산(1만276세대) 등의 순으로 1만 가구이상의 공급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에대해 관련업계는 이러한 분양계획이 강압적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회사 내부의 사정으로 얼마나 주택공급실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또한 계획 부풀리기라는 의혹을 받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1000세대 이하의 공급실적을 가지고 있는 대주건설은 올해 1만5035세대의 공급계획을 이 회사 홈페이지 상에 게재하고 있다. 갑자기 주택 공급이 늘어날 경우에는 각 분양현장마다 회사의 인력 투입 등과 관련해 애로를 겪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특정지역에 대규모 주택 공급을 계획하는 업체도 있다. 영조주택은 공급과잉 상태인 부산시장에 6000여세를 포함 1만세대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최종 확정되지 않은 사업의 경우에도 주택 공급계획에 포함시킨 경우나 복수의 건설사의 공동컨소시엄의 경우도 지분에 따른 할당없이 전체 공급계획에 포함시켰을 경우 계획물량은 더 늘어난다고 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또한 재건축 등의 경우 조합원분까지 포함할 경우에는 더 늘어난다는 얘기다.

두산산업개발이 밝힌 바에 따르면 올해 1만2282세대를 공급하고 이중 조합원 분을 제외한 1만389세대를 일반 분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1만세대 이상 분양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형제의 난'으로 지칭되는 그룹사태로 인해 이중 총 6457세대(일반분양 3813세대)공급에 그친 바 있다.

주택협회는 두산산업개발의 단독공급은 7547세대 각각 GS건설(울산시 910세대) 과 코오롱건설(수원 화서, 701세대)과 하는 공동사업분에선 공동 사업의 경우 지분율로 나눠 산정해 8226세대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오롱건설도 비슷한 사례. 이 회사는 올해 7712세대들 공급하고 이중 5512세대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코오롱건설은 지난해 수원, 울산, 대구 등에서 총 3311가구를 공급했지만 이 회사 단독 사업 물량은 울산신정동주상복합(202가구), 대구강변재건축(94가구)등 300여 가구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주택협회의 통계는 지난해 12월31일을 기준으로 한 통계이기 때문애 연초에 확정된 계획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초에가서야 뒤늦게 확정이 된 경우도 있다. 벽산건설은 올해 특히 연초 올 12월 공급계획으로 잡은 일산식사(2735세대), 부산장정동(1604세대), 시흥거모동(1619세대)등을 잡아 1만4876세대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는 12월 물량은 보통 다음해로 넘어가는 사례가 다반사라고 전하고 있다.

벽산건설과 관련한 주택협회 통계에는 앞서 열기한 물량이 빠져있어 8034세대로 잡혀 있다. 참고로 벽산은 지난해에도 1만2000~1만3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실질적인 분양은 6000여세대대가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한화건설과 관련한 주택협회 집계는 올해 천안시 불당동 297세대가 전부였으나 한화건설측은 이번주 올 9월 분양 예정인 인천 수례 논현지구 6000세대를 포함해 7900세대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풍림산업도 주택협회 통계에는 6000여세대 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이 회사는 올해 대전 석봉동 3982세대를 포함해 올해 8163세대를 계획중이며 현재 사업 확정이 안된 지방 재개발 6000억원 규모의 재개발 수주가 확정돼 올해 공급계획에 포함시킨다면 1만2000세대 공급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 예로 쌍용건설(6554세대), 동부건설(5200세대), 금호산업(6100세대) 등은 보수적인 발표로 간주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수적인 분양 계획을 발표하는 업체도 있지만 고무줄 늘리기 식으로 부풀려 발표하는 업체도 많기 때문에 올해도 부동산 호경기를 예상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오히려 공급계획이 늘어난 건설사들도 지난해에 비해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사 뿐만 아니라 정부 압박과 현지의 사정으로 인해 분양이 이월되지만 한해동안 사업을 발표계획외의 사업을 수주한다면 당초 공급계획외에 추가될 수 있는 게 건설사 주택사업의 특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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