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우려되는 한·일 경제관계- 이우광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연구위원

입력 2013-11-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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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일간 정치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관계마저도 악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 2011년, 2012년 한국의 대일무역적자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더니, 올 들어 다시 대일무역적자가 늘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일본의 TPP 교섭참가로 향후의 한국의 FTA전략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것 같다.

먼저 한국의 일본에 대한 수출을 보면, 2013년 1∼9월까지 대일 수출은 256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1% 감소했다. 2011년에는 40.8%증가한 이후, 2012년에 2.2% 감소하더니 올해는 감소폭이 더 커졌다. 일본은 올해 3% 정도의 GDP성장률이 예상되는데 왜 대일 수출이 급감하는 것일까? 반면에 대일 수입은 454억 달러로 6.3% 감소하는데 그치고 있으니 다시 대일무역적자가 늘어나는 구조로 돌아선 것으로 보여 진다. 한국의 전체 수출이 늘어나면 대일무역적자도 늘어나는 대일무역구조가 최근에 조금씩 개선되는 듯하더니,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움직임이다. 올해 들어 양국간 교역규모도 1,000억 달러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어 한일 간 경제교류가 축소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원ㆍ엔 환율이 2012년 1월에 비해, 2013년 9월에는 원이 26.5%나 절상되었으니 수출 감소는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수출 감소 품목을 보면 반드시 환율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그동안 한류 붐으로 수출이 증가하던 기호식품이 19.7%, 화장품이 13.1%, 휴대폰이 27.1%로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을 보면 일본 소비자들이 한국 상품을 외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반면에 기업간 거래품목인 석유제품은 오히려 1.8% 증가하였고, 합성수지 7.1%, 자동차부품 2.6%, 금형 1.9% 감소하는데 그치고 있어 기업간 거래에서는 감소율이 적었다.

한국을 경원하는 현상은 방문객수에서도 나타난다. 2013년 1∼8월 사이 한국 방문 일본인 수는 약 182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26.2%나 감소했다. 2012년 9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것을 보면, 환율 이외에도 정치관계 악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 진다. 한류 붐의 주역이었던 60세 이상의 여성이 38.7%나 감소한 것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인 일본 방문객수가 178만명으로 32.3%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정치관계 악화나 방사능 공포에 여의치 않고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일본을 방문하고 있다. 우리가 일본사람들보다 정치와 경제를 확실하게 분리하는 것일까?

일본기업의 한국에 대한 투자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일본 JETRO 통계를 보면, 2013년 상반기 일본기업의 대한국투자는 16.8억 달러로 전년상반기 대비 35%나 감소했다. 2012년에는 64%나 증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급반전이다. 주목할 점은 일본의 중국에 대한 투자도 31%나 줄이고, 반면에 아세안에 대한 투자는 83%나 늘렸다. 일본은 생산기지를 한국·중국으로부터 점점 이탈시켜 아세안에 집중시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왜 대한 투자가 줄고 있을까?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고성장, 아세안 투자 전략 등의 일본 국내 요인도 있겠으나, 한국의 불확실성·리스크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면 일본국내의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일본기업이 한국기업과 합작으로 회사를 설립할 경우 공정거래법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가 증손회사를 설립할 경우 100% 출자하도록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합작회사 설립이 불가능하다. 아직 외국인투자 촉진법이 국회에서 보류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 징용자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본기업들이 잇달아 패소하자 일본기업과 경제단체들 사이에서는 한국에 대한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 재산을 압류당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일본기업이 한국 진출 배경에는 한국이 적극적인 FTA를 추진한 점도 한 몫 하였다. 그러나 최근 일본이 TPP에 교섭 참가한 반면, 한국은 아직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한국은 광역 FTA의 이점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력·법인세 등의 입지 여건도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그동안 일본보다 투자여건이 양호했던 한국의 우위성이 점점 소멸되고 있다.

경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최근 들어 우리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것은 아닌지, 또 한일간 정치문제가 경제문제로 불똥이 뛰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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