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산업파워를 찾아서 ⑬FNC엔터테인먼트] 밴드그룹으로 시작… 연기자ㆍ드라마로 영토 확장

입력 2013-08-0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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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설립 ‘FT아일랜드씨엔블루’대박… 차세대 스타 연기자 발굴도 박차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111번지. 한적한 주택가에 눈에 띄는 건물 한 채가 있다. 안으로 들어서니 아늑하면서도 개성을 살린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바로 K팝 신드롬의 주인공 중 하나인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가 깃든 곳이다.

2006년 12월 자본금 3억원으로 설립된 FNC는 채 10년도 되지 않는 짧은 기간 동안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2010년 매출액 80억원, 2011년 141억원에 이어 지난해 매출액은 192억원에 달한다. 당기순이익은 2011년 20억원에서 지난해 54억원으로 3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500억~600억원 선, 순이익은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결과에는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근시안 대신 멀리 내다보는 안목을 갖춘 한성호 대표의 선택이 주효했다. 한 대표는 “처음에는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일정 궤도에 오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극대화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회상했다.

2007년 6월 그룹 FT아일랜드를 세상에 내놓은 FNC는 ‘밴드형 아이돌’이란 새로운 장르로 가요계와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댄스그룹이 아이돌의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출중한 외모를 가진 10대 소년들로 구성된 록밴드의 등장은 많은 화제를 낳았다. 데뷔곡 ‘사랑앓이’부터 각종 음악방송 프로그램 1위를 휩쓴 FT아일랜드는 급속도로 인기를 키워 나갔다.

이어 2010년 한국에 정식 데뷔한 씨엔블루 역시 데뷔곡 ‘외톨이야’로 음악방송 1위를 거머쥐었다.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는 같은 밴드지만 서로 다른 매력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멤버 모두 연기 활동을 병행하며 인지도를 높인 전략이 주효했다.

이홍기(FT아일랜드)와 정용화(씨엔블루)가 동반 출연한 ‘미남이시네요’(2009)가 대히트 한류 드라마가 되면서 FNC는 한류 열풍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두 그룹은 일본에서 인디씬부터 차근차근 실력을 쌓으며 메이저 무대에 데뷔해 오리콘 차트 1위까지 올랐다.

가요계에 독보적 위치를 선점한 FNC는 2012년 여성 싱어송라이터 주니엘과 걸그룹 AOA를 데뷔시키며 새로운 시도를 보여줬다. 주니엘은 데뷔 앨범부터 자작곡을 실을 정도로 어린 나이에 보기 드문 음악적 실력을 갖췄다. AOA는 섹시함을 강조한 여타의 걸그룹과 달리 FNC의 색깔을 그대로 살려 댄스그룹과 밴드유닛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화려한 아티스트 라인업을 갖춘 FNC는 올 하반기에는 새로운 보이밴드를 데뷔시켜 FT아일랜드, 씨엔블루의 명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연습생들에게 음악의 기본기부터 가르친다는 한 대표는“아이돌은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인성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초 입주한 신사옥은 FNC의 성장세를 잘 보여준다. 약 761평 규모의 신사옥은 소속 아티스트를 위한 트레이닝 공간, 스튜디오, 작업실, 녹음실 등 모든 시스템을 한 곳에 갖췄다.

신사옥 이전은 FNC의 두 번째 도약과 맞물려 있다. 본격적인 연기자 매니지먼트와 드라마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2011년 배우 박광현과 전속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송은이, 이동건, 윤진서는 물론 신예 차수민, 곽동연, 이한나 등도 FNC에 소속돼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인기 배우 추가 영입과 동시에 차세대 연기스타 발굴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이며 내년 상반기 편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은 물론 OST, 연기자 섭외, 해외 판매까지 모두 FNC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고 있다.

예비 스타의 산실이 될 FNC아카데미도 중점 사업 중 하나다. FNC아카데미는 서울과 대구를 시작으로 국내 어느 곳에서나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실력파 아티스트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상대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전하지 못한 동남아 쪽에도 진출해 한류의 개념을 확장할 계획이다.

[연예산업파워를 찾아서 ⑬ FNC엔터테인먼트] 한성호 대표“내가 좋아하는 장르 해보자… 완성도 최우선”

시작은 단순했다. 왜 우리나라에는 메이저 시장을 타깃으로 댄스가수처럼 밴드를 육성하는 회사가 없을까? FNC엔터테인먼트 한성호 대표가 일궈낸 모든 성과는 한 가지 물음에서 출발했다.

결과는 적중했다. 그의 손에서 탄생한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는 한국은 물론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K팝의 세계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SM이나 YG 등 기존 기획사들을 보면서 ‘밴드를 키우는 회사가 없다면 내가 좋아하는 장르이니 직접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개척하는 장르도 음악 시장에서 한 축을 이룰 것이란 믿음이 있었어요.”

한성호 대표 고유의 판단력과 추진력은 FNC를 현재 위치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FNC는 일본 진출 초기부터 현지 지사를 설립하며 해외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눈앞의 이윤을 먼저 추구했다면 할 수 없는 시도였다. 덕분에 FNC는 일본 내 공연과 제작에 남다른 노하우를 쌓고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를 안정적으로 뿌리내렸다.

“물론 저희도 위기 상황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조급해하지 않았습니다. 완성도를 최우선으로 고려했기에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봅니다. 자연스럽게 매출도 연간 100~200%씩 증가했고요.”

가수로 시작해 작곡가, 프로듀서를 거친 그는 유능한 사업가이자 현재진행형 음악인이다. 그래서 K팝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K팝의 앞날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적지 않지만 그의 마음가짐은 의연했다.

“회사를 처음 설립할 때도 한류는 끝이란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런데 K팝이 드라마 위주 한류의 바통을 이어받아서 결국 신한류를 이끌어냈죠. K팝 관계자들이 서로 자기복제를 하지 않고 다른 모습을 위해 노력한다면 내리막길을 걷진 않을 거라고 봅니다.”

한성호 대표의 도전은 계속된다. 뮤지션형 아이돌이란 독보적 장르의 선두주자가 된 그는 조만간 새롭게 선보일 보이그룹 두 팀으로 FT아일랜드, 씨엔블루와는 또 다른 매력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는 FNC가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로 확고히 자리 잡은 미래를 그리고 있다.

“유독 밴드에 대한 대중의 편견이 심해요. ‘음악을 못할 거다’, ‘핸드싱크나 할 거다’ 등의 선입견을 갖고 바라보니까요. 계속 극복해 나가야 할 부분이죠. 안 될 거라고 생각하는 길을 저희가 걸어왔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우리 엔터 산업계의 다양성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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