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마트]IT 업계와 맞붙을 공룡? “中企가 뭉쳐 몸집 키워야죠”

입력 2013-07-0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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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디소프트 이상산 대표 인터뷰

▲이상산 핸디소프트 대표가 4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핸디소프트 본사에서 경제지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방인권 기자 bink7119@

대한민국 1세대 벤처기업의 대표주자, 핸디소프트(이하 핸디). 핸디소프트를 창업한 안영경 전 사장은 88서울올림픽 때 경기운영관리시스템을 개발한 주인공이다. 안 사장은 1991년 핸디소프트를 창업, 1999년 코스닥 상장까지 성공하며 일약 스타 CEO 반열에 오른다. 하지만 안 전 사장이 2009년 동양홀딩스에 지분을 매각 후, 대주주의 횡령 사건이 터지면서 핸디소프트는 상장폐지되는 비운을 맞는다. 몰락의 나락으로 떨어진 핸디는 그렇게 최후를 맞는 듯했다. 그런 핸디소프트가 부활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 다산네트웍스가 2011년 중반께 전격 인수하며, 핸디소프트가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핸디는 지난해 무려 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핸디 부활의 선봉장 이상산 대표는 “20년 핸디 노하우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힘주어 강조한다.

“핸디는 원래 경쟁력을 가진 기업입니다.” 이 사장은 시장에서 치열하게 승부,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포부다.

이 사장은 1세대 벤처기업인으로 유명한 다산네트웍스(이하 다산) 남민우 사장과 함께 10년간 일해온 다산맨이다.

핸디소프트는 이 사장 합류 6개월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핸디가 가진 기술은 IT 공룡들이 가지지 못한 것입니다. 20년 이상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정부부처 결재 솔루션, 의결 협의 솔루션 등은 앞으로도 우리를 따라잡긴 힘들 겁니다.”

하지만 핸디는 2011년 대주주의 횡령 혐의로 상장폐지되고 만다.

진흙탕에 내버려진 핸디를 구해낸 건 남민우 사장. 이 대표는 남 사장이 핸디를 선택한 이유를 3가지로 해석했다. ‘신성장 사업 모색’ ‘건강한 일자리 생성’ ‘후학 양성’ 등이다.

인수 당시, 다산네트웍스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였다는 게 이 사장의 분석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했고, 특히 SW와의 결합이 이뤄지면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거로 생각했습니다.”

남 사장은 또한 IT 업계에 건강한 일자리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이 컸다고 토로한다.

“과거 잘못된 정책으로 IT업계의 일자리가 매우 열악했거든요. 제대로 된 후학을 양성하겠다는 꿈을 키웠죠. 이를 위해서는 더욱 뛰어난 기술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다산의 자본력과 경영 노하우로 핸디는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다. 기존에 주력했던 공공부문뿐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바로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는 이를 ‘핸디소프트 오픈 플랫폼 환경(HOPE)’이라 이름 붙이고 전략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HOPE를 나무 뿌리에 비유한다.

그는 “HOPE는 쉽게 말해 각 기업이 가진 기술들을 합쳐 새로운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는 여기에 뿌리를 제공하는 격”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조직도를 관리하는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칩시다. 그런데 이메일은 마이크로 소프트의 아웃룩을 쓰고 싶다면 이를 결합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하고 무리 없이 잘 달라붙을 수 있도록 호환성을 높여주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경쟁력 있는 각 기업의 기술을 결합해 함께 커 나가자는 게 HOPE의 핵심입니다.”

그는 토종 기업이 세계 유수의 IT 공룡들과 맞붙기 위해선 함께 공룡이 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대신 뛰어난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들을 벌떼처럼 뭉쳐 공룡처럼 덩치를 키우면 된다는 것이다.

▲이상산 핸디소프트 대표가 4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핸디소프트 본사에서 경제지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방인권 기자 bink7119@

하지만 아직 한계가 있다. SW 제값 주기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법 복제품, 라이선스 후려치기, 저가입찰 등을 지적한다. 무료 수준인 SW 유지보수비용을 제대로 치러야 한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SW 유지보수비용은 기업들이 사업을 유지하고 투자할 수 있는 핵심 자금이 됩니다. 하지만 일단 SW를 공급받으면 추가 비용을 절대 안 줍니다. 정부가 이것만 제대로 해결해 주면 SW업계 전체를 살릴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정부의 창조경제는 공공부문 SW 유지보수를 위한 예산을 대폭 늘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 대표는 신생 벤처를 보면 늘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바로 시장을 보는 눈이 없다는 것.

“국내 벤처기업가들의 기술력은 매우 뛰어납니다. 하지만 시장을 파악하고, 어떤 제품이 필요한지를 파악하는 분석에서 잘못을 저지르기 일쑤입니다.”

그가 말하는 ‘소프트웨어(SW)분야 벤처 성공 공식’은 크게 두 가지다.

그는 일단 기존에 만들어진 SW에서 가려운 곳이 어디인지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예컨대 새로운 벤처기업이 카카오톡보다 훨씬 뛰어난 모바일 메신저를 만들어 투자를 요구해봐야 시장은 이미 카카오톡이 선점했기 때문에 승산이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런 경우 차라리 같은 모바일 메신저로 경쟁하기보다는 문제점을 고쳐 해당 업체에 SW를 제공하는 형태로 도전하라고 말한다.

또한 도전과 변화의 정신을 제시했다.

“실제로 정부가 벤처산업 육성정책 등의 명목으로 내놓는 연구비 몇 억원 받아가 수년간 버티는 벤처기업들이 많아요. 그런데 변화가 없는 벤처는 더 이상 벤처가 아닙니다. 항상 도전하고 경쟁해야 합니다.”

이 사장은 이 분야를 끝까지 살려내고 건전하게 만들어 선배 벤처 CEO로서 의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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