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왜 아버지로 눈물짓나? [배국남의 대중문화 읽기]

입력 2013-02-14 14:55 수정 2013-02-1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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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도, 스크린도, 무대도…

대중문화에 아버지의 애절한 사랑이 넘쳐나고 있다. 그 사랑으로 시청자의 가슴은 애틋함의 파문이 일고, 관객의 심장은 감동으로 뛰며 청취자의 마음은 아련함으로 물든다.

진한 부성애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음악이 대중을 사로잡고 있다. 그동안 대중문화에서 자식을 위한 희생적 사랑의 몫은 어머니였다. 하지만 요즘 대중문화를 강타한 코드는 아버지와 부성애다.

요즘 안방극장의 시청자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는 드라마가 바로 KBS주말극 ‘내딸 서영이’다. 40%대의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내딸 서영이’는 가족을 힘들게 했다는 이유로 아버지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살아가는 딸(이보영)을 뒤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한 아버지(천호진)의 애절한 사랑이 시청자의 가슴을 부여잡고 있다. ‘내딸 서영이’는 부성애를 전면에 내세운 대중문화 진원지다. MBC 주말극 ‘백년의 유산’역시 아버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30년전 아내와 사별하고 혼자서 키워 출가시킨 딸(유진)이 재벌사돈의 악행으로 힘들어하자 딸의 행복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아버지(정보석)의 모습을 담았다.

628만 관객을 돌파하며 예상치 못한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 영화 ‘7번방의 선물’의 흥행의 원동력 역시 부성애다. 흉악범들이 모인 교도소 7번방에서 6세 지능의 지적장애인 용구가 보이는 딸을 향한 사랑이 관객에게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며 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2일 KBS ‘불후의 명곡’에서 부른 노래 인순이의‘아버지’가 화제다. ‘…서로 사랑을 하고 서로 미워도 하고 /누구보다 아껴주던 그대가 보고싶다 /가슴 속 깊은 곳에 담아두기만 했던/ 그래 내가 사랑 했었다…’라는 노랫말의 인순이 ‘아버지’는 ‘나가수’에서 눈길을 끈뒤 오디션 프로그램 등에서 자주 불리는 노래가 됐다. 지난해 상연돼 눈길을 끌었던 이순재 주연의 연극 ‘아버지’가 요즘 전국공연에 나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연극 ‘아버지’는 슈퍼맨일 것만 같았던 아버지가 무너져가는 모습을 통해 그리고 아버지도 인간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통해 가족 간의 갈등과 이해, 그리고 화해를 보여주며 공감을 얻고 있다.

이처럼 드라마 영화 음악 연극 등 대중문화에서 아버지 코드가 강력하게 부상한 것은 왜 일까. 대중문화 내외적인 원인이 있다. 어머니와 모성애 위주의 소재의 한계에서 벗어나려는 제작진의 움직임과 대중문화 소비층으로 떠오른 40~60대 남성들과 대중문화에서 아버지 붐이 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 IMF때 아버지를 내세운 소설과 드라마 연극 등이 쏟아졌지만 대부분 대중문화에선 그동안 어머니가 자식을 위한 조건 없는 사랑의 주역이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변화의 움직임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아버지다. 또한 대중문화 상품의 주요한 소비층으로 떠오른 40~60대 남성들을 잡기위한 노력도 아버지 코드가 유행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장기 침체로 인한 중년층 남성들의 퇴직, 실직 그리고 베이비부머의 은퇴 등이 가속화되면서 사회에서나 가정에서 설자리를 잃어가는 이 땅의 아버지를 격려하고 위로하려는 분위기도 부성애 코드의 대중문화 붐의 하나의 원인이다. 사회와 경제의 변화에 따른 가족형태와 가족구성원 역할 변화, 부부 및 부모자식간의 관계 변화 역시 아버지 코드의 대중문화 홍수와 연관이 있다. 사회가 급변함에 따라 아버지의 전통적 역할은 사라지면서 역할과 정체성의 재정립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부모자식간의 관계역시 과거와 다른 양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버지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한 새로운 모색이 대중문화 속에서 투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아버지와 부성애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 영화 음악들이 넘쳐나고 아버지세대와 자식세대의 높은 호응 속에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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