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와 대학] 외국대학 연예인-스포츠 스타… 출석일수ㆍ학점관리‘깐깐’

입력 2012-11-0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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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과 운동, 연예활동 충실히 병행하지 못하면 자퇴 혹은 퇴학

▲투어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며 어렵게 그탠포드 대학교를 졸업한 미셸위.
체육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한 경우 이들이 수업을 듣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대학교 입학 이후 학과생 명단에 이름은 올렸지만 졸업하는 날까지 그 선수의 이름을 학교가 아닌 TV 중계를 통해서만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그것도 이름만 대면 알 정도의 유명한 선수라야 그나마 언론의 보도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최근 일부 대학교수들은 연예인 혹은 체육 특기생에게도 일반 학생과 동일한 방식으로 학점 관리를 해 주목을 받고 있다. 정상적인 대학생활을 하지 않았음에도 학점을 인정해 무난히 졸업을 하는 관행을 과감하게 탈피한 것이다.

사실 한국사회에서 이른바 학벌이 갖는 의미는 크다. 선후배간의 유대 관계가 유달리 끈끈한 사회구조로 인해 해당 학교 출신이라는 것만으로도 향후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동선수 자녀의 대학 진학을 위해 애쓰는 학부모의 지금과 같은 행태는 분명 정상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 서울로 축구 유학을 떠난 아들을 뒷바라지하는 경북 울산의 한 학부모는 “아들이 고교시절 그다지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에 갈 수 있는 대학이 거의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축구만 했던 녀석이기 때문에 다른 길은 없고 그래도 사람구실이라도 하게 하려면 어떻게든 대학은 보내야 하지 않겠나”라고 한탄하고 있다.

이 학부모의 말처럼 특기생들은 학창시절 사실 수업을 거의 듣지 않고 운동만 한 탓에 대학에 진학한다 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들에게 일반 학생들과 경쟁해서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는 것은 애초에 무리다. 그렇다면 대학에 진학하는 의미는 이른바 간판을 따기 위함, 그 이상의 목적은 전혀 없는 셈이다.

실제로 해외 유명 스포츠 스타들도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골프선수 미셸 위의 경우도 스탠포드 대학교에 적을 두고 투어 생활을 병행했다. 물론 특기자로서의 입학이 아니었던 만큼 스포츠 선수라고 해서 얻는 혜택도 없었다. 투어 생활로 인해 성적이 떨어지긴 했지만 결국 미셸 위는 어렵사리 졸업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타이거 우즈 역시 스탠포드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결국 투어 일정과의 학업 병행이 어려워 학업을 포기했다. 불세출의 농구스타 마이클 조던도 학업과 농구를 병행하지 못해 대학을 중도에 포기했다. 국내에서라면 우즈나 조던은 큰 문제없이 대학 졸업장을 받았을 것이다.

▲미국 대학농구 디비전1까지 진출했었지만 학업 병향의 어려움으로 국내로 복귀한 최진수.
일본 탁구국가대표이자 최고 인기스타인 후쿠하라 아이는 와세다대학 재학중 런던올림픽 준비 때문에 출석조건을 채울수 없어 스스로 자퇴했다. 와세다 대학은 후쿠하라 아이에게 어떠한 특혜적 학사관리를 적용하지 않았다. 스포츠 스타뿐만 아니다. 일부 할리우드 스타들은 대학의 엄격한 학사관리로 중도에 학교를 그만두거나 연예활동을 중단하고 학업에 전념하고 있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 소속의 최진수 역시 미국 메릴랜드 대학에서 선수로 활약했지만 끝내 단 1점의 학점이 모자라 낙제를 했고 그로 인해 2개월간 선수로 뛰지 못하는 일종의 페널티까지 받았다. 당시 최진수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다. 학업에 대한 부담없이 농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한국에서 뛰고 싶다”고 말하며 결국 국내로 다시 돌아왔다. 미국 고등학교 무대에서 맹활약했고 한국인 최초의 미국대학농구 디비전 1에 진출했던 그다. 18세의 어린 나이로 성인 대표로까지 발탁됐던 농구 천재가 결국 학업 문제로 큰 무대 진출에 실패한 것이다.

이처럼 미국이나 일본 대학은 스포츠나 연예인 스타에 대해 일반 학생과 다를 바 없는 엄격하고 공정한 학사관리를 하고 있다. 수업에 나오지 않은 채 가끔 학교 홍보행사에만 얼굴을 내밀어도 학점이 나와 졸업을 하는 일부 우리대학과 너무 다른 상황이다. 대학에서 스포츠·연예인 스타 등 특기생이라는 명목으로 손쉽게 학점을 안겨주고 학위를 내준다면 이는 대학이 갖는 최소한의 양심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캠퍼스에서 얼굴조차 볼 수 없던 스타학생에게 손쉽게 졸업장을 준다면 이를 공감할 일반학생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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