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희망을 찾자-상]경제적 부담 내려놓은 한국사회…‘1인 가구’가 대세

입력 2012-10-2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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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과 가계부채 증가로 중산층이 무너지고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푸어(poor) 문제가 한국경제 뇌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가계부채 폭탄'의 뇌관이 되는 하우스푸어 문제는 정부와 금융권 등 우리 사회 주체 모두가 해결을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마포대교 위에 한 시민이 멀리 주택가를 보며 상념에 빠져 있다. 사진=장세영기자
#직장인 김씨(38)는 혼자 산 지 올해로 10년째다. 직장을 가지면서 독립을 시작한 그는 불혹(不惑)을 바라보는 꽉 찬 나이지만 결혼할 마음이 없다. 결혼을 생각함과 동시에 밀려오는 결혼준비금, 주거비, 자녀교육비 등과 같은 금전적 부담을 지고 싶지 않은 까닭이다. 김씨는 자기계발 및 문화생활을 맘껏 누릴 수 있는 지금이 편하다고 말한다.

#결혼 5년차인 강씨(35·여)는 주말마다 남편과 함께 다양한 여가생활을 즐긴다. 결혼 당시 아이를 갖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한 달 전에 주택 대출금을 갚았다며 자녀 양육에 들어가는 돈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고개를 젓는다.

한국 사회의 탈(脫)가족화 현상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전통적인 가족 형태를 거부하고 자신의 편리를 최우선에 둔 일종의 개인주의가 확산하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나 홀로 가구는 이제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가구 형태로 자리 잡았다. 자녀 교육비 마련을 위해 국내에 혼자 남은 기러기 아빠와 같은 비자발적인 가족분리가 아닌, 본인의 의지에 따른 ‘1인 가구’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인 가구는 약 454만가구로 전체 가구(1795만가구)의 4분의 1(25.3%)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1980년 전체 가구의 4.8%(38만3000가구)에 불과했던 1인가구가 30년 새 무려 10배 이상 뛰었다.

이런 가족 해체 현상은 개인의 자존감과 개성이 전보다 강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종의 책임 회피 성격도 지닌다. 유치원 때부터 경쟁사회에 내몰리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사회에 나와도 기다리는 건 결혼·육아·주거·노후를 위한 금전적인 짐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든 부담을 떨치고 ‘내 생각만 하자’는 인식이 요즘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게 박혀 있다. 초혼 연령은 점차 늦어지고 부부만의 오롯한 가정을 꾸리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가족 붕괴에 따른 독거노인 문제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여성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최하위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5명이 1명의 노인을, 2040년에는 2명이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시대가 닥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세대의 경제적 부담을 미래세대에 지우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가족중심의 우리나라 사회가 오히려 가족해체 속도를 가속했다고 말한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한 가정에서 자녀양육부터 결혼, 심지어 그 이후까지 금전적 부담을 떠안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는 그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며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진 면도 있지만 ‘나 홀로’로 살고 싶게 만드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도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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